여학생 3명과 남학생 5명이 출마한 선거에서 여학생 이모양(11)은 전체 투표학생 38명 가운데 11표를 얻어 회장으로 당선됐다. 특이한 것은 이 여학생은 선거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
초콜릿이나 사탕을 ‘유권자’에게 돌리는 흔한 방식은 하지 않고 오직 유세에서 “여자이기 때문에 당선돼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여자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남학생 5명을 누르고 당선된 것이다.
21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시내 초등학교 어린이 회장 선거에서는 서부교육청 관내 43개 학교 중 절반에 가까운 20개교에서 여학생이 당선됐다.
‘대전 8학군’으로 불리는 둔산지역을 포함한 인근 15개 학교에서는 11개교에서 여학생이 당선됐다. 남학생 못지 않은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데다 여학생 특유의 포용력이 친구들에게 신뢰감을 주었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자주 거론되는 ‘양성평등’이라는 말이 어린이들에게 알게 모르게 작용하고 있다는 풀이도 있다. 대전시교육청 황선혁사무관은 “어린이 회장 선거에서 여학생의 당선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올해처럼 많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바람직한 현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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