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부천주부모임 '옹달샘봉사회' 매주2회 간호봉사

  • 입력 2003년 3월 21일 21시 16분


“죽음을 앞두고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환자들에게 우리의 사랑을 나눠주는 것 뿐입니다.”

경기 부천지역에 사는 39명의 주부들로 구성된 ‘옹달샘봉사회’ 소속 회원들은 매주 2차례씩 죽음을 앞둔 환자의 가정을 방문해 호스피스(hospice) 사업을 무료로 하고 있다.

호스피스는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덜 고통스럽게 삶을 정리하도록 돕는 봉사활동.

회원들은 자격증을 가진 전문 호스피스는 아니지만 활동에 앞서 엄격한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을 받고 있다.

대학병원 전문의와 호스피스간호사들이 △암에 대한 이해 △환자들과 효과적인 의사소통 △통증 관리 △유서 작성법 등의 과목을 이론과 실습을 병행해 교육한다.

2001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 봉사회는 현재 2, 3명이 한 팀을 이뤄 후두암 간경화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 23명을 돌보고 있다.

환자들의 나이는 18세 청소년부터 97세 할머니까지 다양하지만 대부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혼자 사는 노인이나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의 자녀.

봉사회 회원들은 환자의 목욕을 돕고 집을 청소하며 말벗이 되거나 바깥 나들이까지 도와준다. 텅 빈 냉장고에 정성껏 요리한 밑반찬을 넣어두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회원이 환자의 가정을 방문해 호스피스 활동을 할 때마다 부천시가 교통비 등의 명목으로 1만원을 지급하지만 이 돈은 환자를 위한 생활용품이나 간식을 사는 데 쓰인다.

지금까지 환자 4명이 회원들의 보살핌을 받다가 편안히 눈을 감았다. 회원들은 유족을 찾아 장례식을 함께 치른 뒤 정기적으로 만나는 등 고인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도록 ‘사후 관리’도 한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최병희 회장(58)는 “말기 암환자의 상당수는 ‘죽는다’는 사실에 좌절과 분노를 나타내기도 한다”며 “환자들이 자신이 걸어 온 삶을 되돌아보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032-320-2266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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