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50년만에 첫 해경함정 승선 민꽃별-고유미 경사

  • 입력 2003년 3월 21일 21시 16분


금녀의 공간이었던 해경 함정에 처음으로 여성 경찰관 2명이 승선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부산 해양경찰서 소속 민꽃별 경사(26)와 고유미 경사(24)이며 이들은 해양경찰 창설 50년만에 최초로 여성으로서 경비함정 근무로 발령받았다.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선후배사이인 민 경사와 고 경사는 2000년과 2002년 경사로 각각 특채돼 경비계와 민원실 등에서 근무해오다 20일 경비구난함 제민3호(1500t)에 배치됐다.

해경은 두 여성 경찰관이 남성에 못지 않게 충분한 해양실무 경험을 갖추었고 경비함정에 설치된 첨단장비를 여성이 다루면 업무효율도 높아질 것으로 판단해 이들을 전격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들 ‘투캅스’는 해양대 재학시절 1년간 실습선과 컨테이너선을 타고 세계를 누비며 항해 경험을 쌓았으며 함정근무에 필수적인 항해사 자격증(3급)을 대학 때 이미 취득해 함정 근무를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현재 제민3호가 수리 중이어서 이들은 선체 도장과 갑판정리 작업에 투입돼 남자들과 똑같이 힘든 일을 해내고 있으며 29일 처음으로 출항할 예정이다.

민 경사는 “아버지가 외항선 선원이어서 어릴 때부터 선장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우리들이 업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앞으로 여성 후배들이 함정 근무로 발탁될 수 없기 때문에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고 경사는 “대학 때 실습선을 타고 한 번도 멀미를 느끼지 않아 스스로 ‘선원체질’이라고 생각해왔다”며 “여성이라고 궂은 일을 외면하면 함께 승선한 남자 직원들이 훨씬 힘들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남자 동료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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