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시민단체인 ‘민주도정 실현 경남도민 모임’에서 제기한 ‘안민터널 통행료 징수권 부존재(不存在) 확인소송’에서 이긴뒤 소송 관련 비용 일체를 이 단체에 청구하자 관련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단체는 21일 “경남도가 최근 안민터널 관련 소송비용을 산정한 뒤 창원지법을 통해 모임 대표자 3명에게 1357만원을 청구했다”며 “이는 소송의 공익성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민모임은 “이 소송은 안민터널(창원∼진해)이 국도 25호선에 건설된 만큼 경남도와 창원, 진해시가 분담한 632억원을 국도 건설주체인 정부로부터 되돌려 받고 통행료를 징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도민모임의 경우 변호사 없이 소송을 진행한 반면 경남도는 대법관 출신 등 9명의 변호사를 동원해 변론비용이 크게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도민모임은 ‘변호사 비용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의 재량감액 규정을 적용, 경남도가 신청한 소송비용을 대폭 감액해 달라는 서류를 법원에 냈다.
도민모임은 99년 ‘경남도는 안민터널의 통행료를 징수할 권리가 없다’며 경남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지난해 말 통행료 징수의 위법, 적법성 여부는 가리지 않은채 소송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도민모임 대표 석종근(石宗根)씨는 “법원이 소송의 취지와 소송 진행과정에서의 형평성 등을 감안해 재량 감액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민모임은 특히 23일 오전 20여명의 회원과 함께 통행료를 내지 않고 안민터널을 통과한 뒤 경남도가 통행료 납부고지서를 발부하면 이를 첨부해 ‘안민터널 통행료 부과 취소 등의 소송’을 다시 내기로 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법원이 최종적인 금액을 결정하는 과정에 참고할 수 있도록 소송에 들어간 비용 전액을 청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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