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이 신는 등산화보다 마라톤 참가자들이 신는 마라톤화가 오히려 더 부드럽기 때문에 등산로와 주변 환경을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서울 강북구)
4월 20일 열리는 ‘2003년 북한산 국제 마라톤대회’를 놓고 주최측과 환경단체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대회는 마라톤을 통해 북한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서울 강북구와 서울시산악연맹이 2001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 참가 인원은 최대 1000명. 코스는 우이동솔밭∼진달래능선∼대동문∼노적봉∼중성문∼대성문∼대동문∼진달래능선∼우이동솔밭의 17.8㎞ 구간.
환경단체는 대규모 마라톤대회를 국립공원에서 개최하는 것 자체가 환경 훼손이라고 비판하면서 행사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김숙경(金淑慶) 조직팀장은 “국립공원 등산객의 입장도 제한하는 마당에 1000명이 한데 몰려 뛰다보면 북한산 환경을 훼손할 것이 뻔하다”면서 “지난해 일부 참가자들은 등산로가 아닌 곳으로 달려 북한산을 훼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북구청 관계자는 “마라토너들이 신는 운동화는 등산화보다 부드러워 등산로나 나무 뿌리를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참가자들에게 흙 1㎏씩을 배포해 나무 뿌리가 드러나거나 등산로가 파이면 흙으로 덮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관리사무소는 “아직 강북구청으로부터 협조 요청 공문을 받지 못했다”면서 “공문이 접수되면 허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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