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토론마당]이라크전 한국군 파병

  • 입력 2003년 3월 25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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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익 따져보고 미국에 비용 청구해야 ▼

이라크전쟁 발발과 동시에 발표된 대국민 담화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의 이라크전 지지와 한국군 파병을 재확인한 것은 국익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전은 대량살상무기의 개발을 꾀하는 독재정권의 축출과 대테러전쟁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유엔의 동의 없는 미국의 일방적 공격으로 무고한 이라크 국민의 희생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만으로 한국이 이라크전을 반대할 수만은 없는 것 또한 우리의 현실이다.

정부는 파병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파병에 따른 비용 등을 미국에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파병 규모를 전후 복구와 의료지원을 위한 공병부대와 의무부대로 제한한다면 한국은 외교적 실리와 함께 최소한의 인도주의적 명분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김지민 서울 강서구 화곡3동

▼韓美 방위조약과 국익 고려 파병은 당연 ▼

미국이 이라크전 개전 전에 유엔의 지지를 얻으려고 했으나 전통적인 우호국인 프랑스 독일은 물론 러시아 등 안보리이사국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20일 미영 연합군은 군사공격을 감행했다. 이제는 전쟁이 얼마나 빨리 끝날지가 초미의 관심거리다.이번 전쟁에서 노무현 정부는 명분과 실리를 두고 고심 끝에 미국을 지지하고 파병을 결정하는 실리, 즉 국익을 택했다.

한미 양국은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혈맹이자 동맹국이다. 미국의 적은 곧 한국의 적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미국이 전쟁을 하게 되면 우리도 자동으로 참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6·25전쟁, 베트남전, 걸프전 참전과 파병의 선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필자는 파병부대를 공병과 의무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전투부대도 포함시켜 실전을 체험토록 할 것을 제안한다. 최신무기 조작법 숙달과 선진 군사대국의 전략전술을 전수 받게 돼 군사력 증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승남 서울 노원구 상계동

▼전쟁 인정하는 행위…적극 참전은 위험 ▼

한국이 이라크전쟁에 참전하겠다는 것은 국제 여론을 무시하는 차원을 떠나 전쟁이라는 ‘악’을 인정하는 행위라는 데 문제가 있다. 특히 북한이라는 ‘동족이자 적국’이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파병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미국이 직접적으로 요청하지 않는 이상 파병해서는 안 된다. 적극적인 파병이 북한에 미칠 파장이 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이라크전은 다분히 미국의 이익을 위한 전쟁이다. 더구나 그런 미국은 북한을 이라크와 비슷한 차원에서 판단하고 있지 않은가.

만약 미국이 한국에 직접 요청해 온다면 딱 잘라 거절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국내에는 주한미군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단국인 한국이 반전과 평화에 대한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의미에서라도 적극적으로 파병에 동참해선 안 될 것이다.

신현중 광주 서구 쌍촌동

▼명분없는 전쟁 참여 '오욕의 역사' 기억될 것 ▼

이라크전쟁 파병 문제는 미국이 한국에 실질적인 군사적 도움을 바란다는 의미라기보다 ‘전쟁’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조금이라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은 한 나라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전쟁이란 결코 정의롭게 해석할 수 없고 또 그렇게 해석된 경우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주장하는 ‘평화를 위한 전쟁’이란 표현은 극도로 위험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한국 정부가 이에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군대를 파병한다면 훗날 후손들에게 오욕의 역사로 기억될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국익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송민주 경기 부천시 소사구 송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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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시국 공안사범에 대한 준법서약제 폐지’입니다. 법무부는 최근 시국 공안사범에 대한 사면을 조만간 실시할 예정이며 아울러 재야 법조계와 사회단체 등에서 ‘양심의 자유’를 내세워 폐지를 주장해온 준법서약제에 대한 개선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1998년 사상전향제를 폐지하는 대신 도입한 준법서약제는 헌법재판소에서 합헌판정을 받은 것으로 굳이 손댈 필요가 있느냐는 여론도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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