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金지사 '예산로비' 발언, 공무원노조 해명촉구

  • 입력 2003년 3월 25일 21시 15분


김혁규(金爀珪) 경남도지사가 올해 도내 시군을 순방하면서 했던 ‘예산 관련 로비 발언’의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지사는 지난달 28일 진주시청에서 “정부 예산 확보를 위해 중앙부처의 인맥을 관리하고 기념일을 챙겨야 한다. 특산품을 보내주어도 좋겠다”고 말했으며 일부 다른 시군에서도 이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공무원노조 경남지역본부는 이달초 김 지사의 해명을 요구한데 이어 최근 또다시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노조의 1차 해명요구에 대해 13일 “많은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 설득력 있는 자료를 제공하거나, 필요하면 방문을 통해 설명하는 등 공무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무원 노조 경남지역본부는 “김 지사의 답변은 성의가 없을 뿐 아니라 책임을 회피하려는 인상이 짙다”며 최근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을 다시 냈다. 노조측은 “자료제공과 단순한 방문을 넘어 중앙부처 공무원의 생일 등을 챙기고 특산품을 보내는 것이 정당한 방법일 수 없다”며 “도지사의 발언을 통해 그동안 예산확보 과정에서 부조리가 횡행했음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노조 관계자는 “특히 도지사의 발언은 도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는 시군 공무원에게 무언의 압력이자 줄세우기의 또 다른 방법”이라고 밝혔다.

공무원 노조는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을 경우 시군 노조지부장단의 항의방문에 이어 시민, 사회단체와 연대해 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는데도 전체적인 흐름은 외면한채 말꼬리를 잡고 늘어진다”고 반박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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