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밭으로 변한 해수욕장에 모래가 밀려와 쌓이고 모래 유실로 침식된 해안은 점차 옛 모습을 되찾고 있다.
신안군이 바닷모래 채취를 전면 중단한 것은 지난해 8월. 수십년째 계속된 모래 채취로해수욕장이 제 모습을 잃어가고 어류 산란장소가 사라지는 등 생태계가 파괴되자 바닷모래 채취 허가를 중단한 것.
그동안 전남 서남해안은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바닷모래 채취 허가를 내주는 바람에 환경 훼손이 심각했다. 1991년부터 지난해 신안과 진도, 해남지역 바다에서 채취된 바닷모래는 15t트럭 1570만대 분량인 1억7500만㎥. 특히 진도와 신안의 경계지역인 진도군 가사도 해역은 채취 가능량이 936만㎥이지만 1.7배가 넘는 1628만㎥가 채취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신안군 자은, 임자면의 해안선 지역은 지도상의 해안선보다 육지 부분이 50∼70m가량 침식됐고 몇몇 해수욕장은 마구잡이 바닷모래 채취로 모래밭이 자갈밭으로 변하고 구릉이 생겨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그러나 신안군이 모래채취를 중단한지 8개월만에 일부 해안과 해수욕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개펄이 검게 드러난 임자면 대광해수욕장의 경우 청소년수련관 축구장 앞 해안에 모래가 1m 높이로 쌓였고 신의면 황성금 해수욕장은 풀밭으로 변한 위쪽 백사장이 모래로 채워졌고 움푹 패인 모래톱도 자취를 감췄다.
임자면 박종수씨(56)는 “모래를 캐지 않은 뒤부터 해안가의 모래가 더 이상 쓸려나가지 않고 해수욕장 곳곳에 생긴 물 웅덩이도 사라져 예전의 명성을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신안군 해양환경사업소 관계자는 “겨울철 북서풍의 영향으로 모래가 바다로 밀려나지 않는 계절적인 요인도 있지만 이 보다는 모래 채취 중단이후 해저조류에 의해 모래 형성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안=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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