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돝질산 돌려줘" 삼성소유…시민개방 여론

  • 입력 2003년 3월 30일 21시 07분


울산 남구 여천동 돝질산이 4월 3, 4일 이틀간 벚꽃축제를 위해 40년만에 시민들에게 개방되면서 이 산이 상시 개방돼 시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 산은 해발 89m의 야산에 불과하지만 정상에서는 울산 시가지와 공단은 물론 태화강과 울산항 등이 한눈에 내려다 보여 울산의 아름다운 명소로 꼽혔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울산석유화학공단이 조성되던 1964년 돝질산 바로 아래에 한국비료㈜를 건립한 뒤 ‘회사 보안을 위해’ 이 산을 함께 매입하고 시민들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그 뒤 삼성은 산 정상의 빼어난 경치에 반한 당시 이병철(李秉喆) 회장의 지시로 1966년 9월부터 정상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550평 규모의 영빈관을 착공했다.

그러나 이듬해 ‘한비 사카린 밀수사건’이 터진 뒤 한국비료가 1967년 10월 국가에 헌납되면서 영빈관 건립공사도 중단됐다.

약 30년이 지난 1995년 한국비료와 함께 돝질산을 다시 인수한 삼성측은 회사 이름을 삼성정밀화학으로 바꿨다.

산 정상의 짓다만 영빈관도 2001년 4월 철거한 뒤 벚꽃과 살구나무 대추나무 등을 심고 조경을 했으며 회사 정문에서 정상까지 800m에는 50∼100년생 벚꽃나무 수백그루가 심어져 있어 울산 최고의 벚꽃터널이 연출될 전망이다.

이 지역 출신 윤원도(尹元道) 남구의원은 “이번 기회에 돝질산 정상에 전망대 등을 갖춰 시민휴식공간으로 상시 개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측은 “정상에서는 울산 석유화학공단 전체가 내려다 보이기 때문에 상시개방여부는 다른 회사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정상에 휴식공간을 갖춰 시민들에게 자주 개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