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잔디와 나무를 심어 녹지를 확보하던 기존 옥상공원의 개념을 뛰어넘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작은 생태계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서울 도심 옥상에 이 같은 개념의 생태공원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조성한 이 공원의 이름은 ‘작은 누리’(190평). 생물들이 한데 어울리는 작은 세상이라는 뜻.
지난해 1월 조경 및 환경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계획을 만들고 12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현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개장은 18일.
공원은 20∼30㎝ 깊이의 연못과 습지, 초지, 물가 공원, 산책로 등으로 꾸며져 있다. 중앙에 솟은 벽면은 덩굴식물로 감쌌다. 공원 곳곳엔 향나무 산수유 노랑꽃창포 비비추 원추리 하늘나리 노루귀 버들강아지 등 100여종의 토종 식물이 자라게 된다. 연못과 습지에 필요한 물은 빗물을 받아 공급하고 연못에는 개구리와 각종 민물고기를 방류할 예정.
이제 막 꽃이 피고 새순이 돋기 시작했지만 녹음의 계절이 오면 물과 숲과 새가 어우러진 작은 생태공원으로 변한다.
이곳은 유네스코 본부가 추진하는 ‘생물권 보전지역’의 개념을 공원에 적용한 세계 첫 사례.
옥상공원 조경에 참여한 서울대 김귀곤 교수(조경학)는 “옥상공원이 남산과 명동성당 덕수궁 등의 녹지를 잇는 생태계 통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이곳을 서울 도심 생태계 연구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한국위는 이 공원을 생태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개장일인 18일 오후 4시 시민과 학생을 초청해 나무를 심고 민물고기를 풀어주는 행사를 갖는다. 그러나 올해는 생태계 안정을 위해 개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02-755-1151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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