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정책 '산아제한'에서 '출산장려'

  • 입력 2003년 4월 4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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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인구정책이 1960년대 이후의 '산아 제한' 위주에서 적극적인 '출산 장려'로 근본적으로 전환된다. 또 축산물이나 해산물 주류 등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다루지 않는 식품류에 대해서도 직접 수거, 검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김화중(金花中)보건복지부 장관은 4일 청와대에서 노무현(盧武鉉)대통령에게 이러한 내용의 '2003년 현안 및 주요 정책과제'를 보고했고 노 대통령은 대통령직속위원회를 만들어 출산 장려 방안을 개발하도록 지시했다.

김 장관은 최근 출산율이 주요 선진국보다 낮고 급격한 감소 추세를 나타냄에 따라 생산가능인구의 증가세가 둔화돼 경제활력이 떨어지고 연금과 교육, 국방 등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에 따라 '신인구정책위원회'와 '고령화대책위원회'를 각각 만들어 대책을 만들겠다고 보고했고 노 대통령은 두 위원회를 하나의 대통령직속위원회로 묶어 적극적인 출산장려 시책을 개발,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복지부는 이와 관련 "앞으로 출산을 늘리는 것을 인구정책으로 삼기로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인구정책은 1960∼1980년대의 산아 제한 위주와 1990년대 '건강한 아이를 낳아 잘 키우자'는 질 위주에서 이제 '자녀갖기'로 전환되게 됐다.

복지부는 대통령직속위원회를 4월 중 발족시켜 국민의견을 수렴해 출산수당과 세제 지원 등의 출산장려 정책을 개발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또 식약청이 중대한 식품위해요인을 추적, 제거하기 위해 의심가는 곳은 어디든지 출입, 수거, 검사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식품안전기본법'의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와 관련 "축산물은 농림부, 해산물은 해양수산부, 주류는 재정경제부와 국세청 등으로 담당부처가 구분돼 있어 식약청이 접근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식품 안전관리를 위해 식약청이 어느 부처 소관이든지 직접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1, 2급 중증 장애인에 대한 장애수당을 앞으로 5년 이내에 월 16만원으로 늘리고 지급대상도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하며 장애인 생산품에 대한 정부의 구매지원도 대폭늘리기로 했다.

김 장관은 이밖에 고소득자의 건강보험 보험료 부담을 높이고 소득대로 보험료를 내도록 건강보험공단이 국세청에 소득조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노 대통령은 "국세청이 양해했다면 추진하라"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복지부의 보육업무 이관 문제에 대해 "국회와 학계, 일반 국민들의 여론을 볼 때 업무이관의 논리에 문제가 있고 여론조성도 미흡하다"며 "여론을 충실히 반영해 국민들을 확실하게 설득한 뒤 이관을 추진하라"고 한걸음 물러섰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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