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검단지역 중소기업체에 다니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가르치는 한글 교사는 고3 수험생인 김빛나래양(17·서울 상명대부속고교).
김양은 대입 준비로 여념이 없지만 매주 일요일 이곳을 찾는다. 오전에 강태성(姜泰聲) 선교사의 설교를 영어로 동시 통역한 뒤 오후 4시까지 한글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그의 ‘제자’로는 인도네시아인이 가장 많고 우즈베키스탄인, 조선족, 인도인 등도 있다.
2년 전 고1 때부터 이곳에서 청소와 통역봉사를 하기 시작한 김양은 지난해 말 외국인 근로자들의 요청에 따라 한글 교실을 개설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이곳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통역 봉사를 하면서 영어 실력이 늘기도 했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에게서 배우는 것도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해 유엔 등에서 난민 돕기 활동을 펼치는 꿈을 키우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영어동화를 암기해 온 김양은 최근 토플을 630점 받는 등 영어공부에 열심이다. 이런 봉사가 알려져 김양은 최근 미국 의회 청소년지도자위원회의 초청을 받기도 했다. 이 위원회는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매년 청소년 1명씩을 초청해 10여일간 워싱턴에서 다양한 무료 교육을 실시한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