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은 사람이 그것을 푼다는 것으로 ‘일을 시작한 사람이 해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경기 부천시 오정구 고강1동사무소 3층에 있는 ‘고리울글서당’에는 매일 오후 초등학교 수업을 마친 이 동네 어린이들이 한복을 입고 모여든다. 동사무소가 무료로 실시하는 한자 학습을 통한 예절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이 서당이 문을 연 것은 2001년 2월. 어린이들에게 충효사상을 기초로 한 전통 예절을 몸에 익혀주기 위해 천자문과 명심보감 등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4기에 걸쳐 500여명의 어린이들이 6개월 과정의 교육을 마쳤다. 현재 유치원에 다니는 6, 7세 어린이를 위한 율곡반과 초등학생이 듣는 퇴계반 등 4개 강좌에 125명의 어린이들이 수강하고 있다.
교사 출신으로 한국전례원 자문위원인 정일희씨(67)가 서당 문을 열 때부터 훈장을 맡아 가르치고 있다.
“어른 앞에서 인사하는 공수법(拱手法)에 대해 알아봅시다. 평상시 남자는 왼손이 오른손 위로 가도록 두 손을 포개어 잡습니다. 반대로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야 합니다. 자, 해볼까요.”
정씨가 1주일에 한 번씩 실시하는 예절교육은 고사성어를 인용해 전화 통화예절과 촌수 구별, 절하는 법 등을 가르치는 것으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전혜아양(10)의 어머니 오복례씨(41)는 “한자공부를 시작한 뒤 혜아의 인사성이 밝아졌다는 얘기를 주위로부터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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