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부천 고강1동사무소 '고리울글서당' 인기

  • 입력 2003년 4월 7일 21시 14분


“어제 배운 것을 복습합시다. 결자해지(結者解之)가 무슨 뜻인지 말해 볼까요?”

“맺은 사람이 그것을 푼다는 것으로 ‘일을 시작한 사람이 해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경기 부천시 오정구 고강1동사무소 3층에 있는 ‘고리울글서당’에는 매일 오후 초등학교 수업을 마친 이 동네 어린이들이 한복을 입고 모여든다. 동사무소가 무료로 실시하는 한자 학습을 통한 예절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이 서당이 문을 연 것은 2001년 2월. 어린이들에게 충효사상을 기초로 한 전통 예절을 몸에 익혀주기 위해 천자문과 명심보감 등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4기에 걸쳐 500여명의 어린이들이 6개월 과정의 교육을 마쳤다. 현재 유치원에 다니는 6, 7세 어린이를 위한 율곡반과 초등학생이 듣는 퇴계반 등 4개 강좌에 125명의 어린이들이 수강하고 있다.

교사 출신으로 한국전례원 자문위원인 정일희씨(67)가 서당 문을 열 때부터 훈장을 맡아 가르치고 있다.

“어른 앞에서 인사하는 공수법(拱手法)에 대해 알아봅시다. 평상시 남자는 왼손이 오른손 위로 가도록 두 손을 포개어 잡습니다. 반대로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야 합니다. 자, 해볼까요.”

정씨가 1주일에 한 번씩 실시하는 예절교육은 고사성어를 인용해 전화 통화예절과 촌수 구별, 절하는 법 등을 가르치는 것으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전혜아양(10)의 어머니 오복례씨(41)는 “한자공부를 시작한 뒤 혜아의 인사성이 밝아졌다는 얘기를 주위로부터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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