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날 이영탁(李永鐸)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국립보건원 법무부 행정자치부 외교통상부 문화관광부 등 사스 관련 부처 실무과장 회의를 열고 위험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이 참석하는 국내의 각종 회의나 세미나 등도 일정을 늦추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립보건원은 곧 관련 공문을 만들어 해당 부처에 발송할 예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위험지역은 중국 광둥(廣東)성과 홍콩,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하노이, 캐나다 토론토 등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민이 사스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TV와 라디오, 지하철역 전광판 등을 통해 손발을 잘 씻는 등 위생과 관련된 사스 예방수칙을 집중 홍보하기로 했다.
한편 국립보건원은 이날 오전 11개 격리병원 관계자와 사스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열이 38도가 넘지 않더라도 사스 증상으로 의심될 경우 진단과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사스 진단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보건원은 1∼3일 위험지역에서 입국한 3009명에 대한 전화 확인조사를 9일 낮 현재 53% 마쳤으나 진성 환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의심사례 신고건수는 9일 현재 22건으로 늘었지만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는 사스 의심환자가 비행기 안에서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해 국립의료원 등의 지원을 받아 공기부양텐트와 진료차량, 앰뷸런스 등으로 구성된 이동식 검역소의 가동에 들어갔다.
또 WHO가 사스 병원체를 코로나 바이러스로 잠정 결정한 데 따라 위험지역 출신 입국자 중 증상이 의심되는 사람이나 희망자에 대해 혈액검사를 실시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해 주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원은 “중국 광둥성에서 취재활동을 한 뒤 8일 귀국한 KBS 추적60분팀 등 2개 팀이 자진해서 혈액검사를 요청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원측은 “이들이 겉으로는 의심증상을 보이지 않아 격리하지는 않았으나 현재 국내에서는 사스와 관련해 가장 위험한 집단이기 때문에 이들의 상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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