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합동조사단은 10일 지난 4년간 3억여원의 수익금을 가로챈 국방회관 관리소장 서모씨(57·4급 군무원)와 서씨에게서 3600만∼7600만원의 금품을 제공받은 현직 장성 4명 가운데 7600만원을 받은 전 국방부 근무지원단장 김모 소장(53·현 1군단 부군단장)을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김 소장 외에 또 다른 소장 1명과 준장 2명, 대령 3명, 원사 1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불구속 입건자 중에는 서씨로부터 각각 6800만원과 3600만원을 받은 전 근지단장 이모 소장(53·53사단장)과 현 근지단장 백모 준장(51), 800∼1200만원을 수수한 이모 준장(51·12사단 부사단장) 등 전현직 근지단 참모장이 포함돼 있다.
합조단에 따르면 서씨는 99년 5월부터 올 2월까지 국방회관의 결혼식장 임대 수익금 3억여원을 빼돌려 전현직 근지단장에게 매달 평균 400만원, 근지단 참모장들에겐 매달 100∼200만원 등 총 1억8000여만원을 제공하고 나머지는 자신의 유흥비와 생활비로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씨는 국방회관의 결혼식 등 각종 수익 행사의 참석 인원을 실제보다 크게 줄여 회계 장부를 허위 작성하는 수법으로 수익금을 빼돌린 뒤 전현직 근지단 간부들을 직접 찾아가 부대 운영비 및 용돈 명목으로 현금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조단 조사 결과 서씨는 93∼98년 국방회관 관리소장에 재직하다 장기 보직에 따른 문제점으로 1차 면직됐으나 김 소장이 근지단장으로 오면서 다시 복귀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합조단 관계자는 "김 소장은 서씨를 다시 국방회관 관리소장에 임명해 부조리를 관행화하는 시초를 제공했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높아 구속했다"면서 "관련자 전원에 대해 금품의 대가성과 추가 횡령 여부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 감사관실은 2월초 근지단에 대한 일제감사를 벌여 서씨로부터 6800만원을 횡령했다는 자백을 받았으나 합조단에 수사의뢰를 하지 않고 있다가 감사원의 감사가 시작되자 수사를 의뢰해 비리 사실을 숨기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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