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저명인사 3만여명을 성씨와 본관별로 분류해 ‘민족대보(民族大譜)’란 제목으로 책을 펴낸 정병주(丁炳朱·72·광주 남구 봉선동)씨.
이 책이 관심을 끄는 것은 지금까지 각 성씨를 다룬 보학(譜學)관련 책은 많았지만 해방 이후 각계 인사들을 성씨와 본관에 따라 나눠 정리한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 책은 260여개 성씨 시조 및 1000여개 본관(本貫)의 유래를 먼저 살피고 조선시대의 청백리, 공신, 과거(科擧)제도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다 1945년부터 2002년까지 역대 대통령과 장 차관, 입법부와 사법부, 재계, 학계, 문화체육계, 중앙부처 실국장, 청와대 비서진, 장성, 지방단체장 등 저명인사 3만여명을 성씨와 본관별로 분류하고 출신지와 학교, 경력 등을 적어 놓았다.
정씨는 ‘민족대보’라는 책 이름에 걸맞게 북한지역 인사 850여명도 성씨별로 분류해 실었다.
광주 동구 동명동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는 정씨는 이 책을 펴내는데 꼬박 8년6개월이 걸렸다. 정씨는 국내에서 발간된 성씨별 족보와 인명사전, 인물연감 등을 모조리 구해 참고했다. 남의 조상과 성씨를 다루는 인물정보가 틀리면 안되기 때문에 의심나면 일일이 전화해 확인작업을 거쳤다.
정씨는 30여년 전인 1972년 자신의 선조역사를 정리한 ‘알기쉽게 간추린 영성(靈城) 정씨(丁氏) 가승보(家乘譜)’를 발간하면서 보학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가내풍도(家內風道)와 현금(現今)의 도리’, ‘효행록’ 등 효와 예절을 다룬 10여권을 펴냈다. 순전히 자비를 들여 민족대보를 펴낸 정씨는 “북한 인사들의 본관을 확인할 길이 없어 이를 적시하지 못한 게 무척 아쉽다”며 “시간이 주어지면 전국의 한자 지명 유래를 더듬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062-225-9389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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