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편집보도국장들 홍보처장 면담 집단거부

  • 입력 2003년 4월 11일 16시 06분


새 정부 출범 이후 '호남 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신문 방송사 편집 보도국장단이 11일 조영동(趙永東) 국정홍보처장과의 면담을 거부해 파문이 일고 있다.

조 처장은 광주지역 신문 방송사 편집 보도국장단에게 이날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자고 제의했으나 이들 국장단이 전원 불참하는 바람에 간담회가 무산됐다.

이들 국장단은 하루 전인 10일 모임을 갖고 "지난달 27일 정찬용(鄭澯龍) 청와대 인사보좌관과의 간담회에서 새 정부의 호남차별 문제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전달한 만큼 사실상 같은 사안으로 굳이 홍보처장을 만날 필요가 없다"고 의견을 모은 뒤 이를 조 처장 측에 전달했다.

한 신문사 편집국장은 그러나 "정 인사보좌관과의 간담회에서 '대다수의 지역민들은 현 정부가 고위직 인사 및 지역개발정책에서 호남을 차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나 정 인사보좌관이 호남차별에 대한 편향적인 시각을 드러낸데다 상경 후 이를 왜곡, 전달한데 대한 대응으로 간담회에 불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보좌관은 지난달 광주를 방문해 "호남 대중들은 서운해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기득권세력이 자꾸 호남소외론을 강조한다. 이게 과거 영남에서 선거 때만 되면 '김대중 빨갱이론'을 제기했던 것과 비슷하다"는 등의 발언을 해 지역민들의 반발을 샀다.

한편 조 처장은 이날 이 지역 언론사 사장단 11명과 조찬간담회를 가졌으며 사장단은 이 자리에서 "호남은 김대중(金大中)정부 때도 역차별을 받았는데 지난 선거때 전폭적 지지를 보낸 노무현(盧武鉉) 정부 초기부터 인사와 지역개발에서 차별을 받아야 하느냐는 여론이 비등하다"는 등의 의견을 전달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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