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산 독수리 탈진상태…먹이부족으로 못떠나

  • 입력 2003년 4월 14일 22시 54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부설 한라산연구소는 지난해 11월 남제주군 대정읍 지역에 독수리(천연기념물 제243호) 24마리가 찾아와 한라산 일대에서 월동했으나 먹이부족과 탈진 등으로 지금까지 번식 장소인 몽골지역으로 떠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한라산연구소에 따르면 이들 독수리들은 북제주군 제1산록도로변 목장 및 초원지대에서 10∼20분 동안 창공을 맴돌다가 먹이를 찾지 못해 현재의 월동지역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으며 일부는 탈진으로 땅바닥에 드러누워 있기도 했다는 것.

최근 관찰 결과 현재 남아있는 독수리는 6마리 정도로 지난달 초 10여 마리는 번식 장소인 몽골로 떠난 것으로 추정됐다.

제주지역에서 독수리가 확인된 것은 1970년대 초 북제주군 한림읍 금악오름 일대에서 7마리가 관찰된 이후 처음이다.

한라산연구소는 이들 독수리가 기운을 회복할 수 있도록 주 1회 10마리의 닭을 주고 있으며 독수리의 이동시기, 한라산환경 적응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학계에 보고할 방침이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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