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조만간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인사가 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역대 장성 인사에서 요직 중의 요직인 기무사령관의 인선이 무산된 것은 유례가 없는 일. 특히 이번 기무사령관 인선은 새 정부가 예고한 기무사의 조직과 역할 축소 등 대대적인 개혁 방안과 직결돼 군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에 대해 군 내부에선 특정 지역출신의 기무사령관 '독식'을 막고 향후 기무사 개혁을 염두에 둔 청와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영길(曺永吉) 국방부 장관은 당초 김대중(金大中) 정권에서 발탁된 호남 출신 현 기무사 고위 장성을 신임 사령관 후보로 추천했지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결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정부에서 초대 기무사령관을 지낸 이남신(李南信) 합참의장(전북 익산)을 비롯해 김필수 전 사령관(전북 고창), 문두식(文荳植) 현 사령관(전남 화순)은 모두 호남 출신. 따라서 또 다시 호남 출신 장성을 기무사령관에 앉힐 경우 새 정부가 들어서도 특정 지역의 '독식'이 계속된다는 군 안팎의 비판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 향후 기무사의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려면 내부 인물의 발탁보다는 외부 인물의 영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17일 "내부 인물로는 친소(親疎) 관계에 얽매여 기무사를 제대로 개혁할 수 있겠느냐는 게 청와대의 의중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18일경 발표될 신임 기무사령관은 내부 승진보다 외부 영입이 거의 확실시된다. 사령관 후보로는 경기 출신인 현 한미연합사의 한 장성(육사 27기)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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