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1시 15분 경 경기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M세차장 앞에서 모 마라톤 클럽이 주최한 대회 하프코스에 참가해 달리던 고양경찰서 김모 경사(46)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 일산구 미관광장을 출발해 16㎞ 지점을 통과하던 중이었다. 그는 평소 마라톤 훈련을 해왔으나 덕양갑 4·24 재선거와 관련해 19일 사흘에 한번씩 돌아오는 당직 근무를 마치고 대회에 참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수년 동안 마라톤과 등산으로 단련해 체력이 월등했으며 잔병치레도 없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내내 비가 내린데다 기온도 10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기상조건은 좋지 않았다.
이에 앞선 5일 모 신문이 주최한 경기 분당 하프마라톤대회에서도 LG전선 박사 연구원인 홍모씨(32)가 결승점 통과 후 숨졌다.
사고 2년여 전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시작해 10㎞, 하프 등 6개 대회에서 완주했던 홍씨는 결혼을 앞두고 대회에 참가해 골인지점에서 예비신부의 품에 안긴 뒤 숨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족들은 응급의료진을 배치하지 않고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던 주최 측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2002년에는 대전과 전남 순천 등 4곳의 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한 대회는 구급차와 의료 인력조차 준비하지 않아 유족들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40세 이상의 남자, 50세 이상의 여자 비만, 10년 이상 흡연자 가족 중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사람 최소 2회 이상 수축기 혈압이 160mmHg,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 등의 경우는 의사와 상담해 운동처방을 받은 뒤 달리기를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지적한다.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朴用雨) 교수는 "마라톤은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야 하는 고강도 운동이기 때문에 평소 꾸준히 조깅을 했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특히 건강한 사람들은 신체적 이상이 생겨도 자각 증상이 쉽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달리기 도중 어지럼증이나 가슴 통증이 한번이라도 있었다면 과신하지 말고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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