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회장협의회, 내달 전교조 불법행위 반성촉구 결의대회

한국 국공사립 초중고 교장회장협의회는 5월11일 건국 이후 처음으로 전국의 초중고 교장 1만3000여명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측에 비교육적 불법행위를 반성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그러나 전교조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도입 저지와 교장선출보직제 실현 등 현안 문제에 대한 강경 투쟁 방침을 고수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교육현장에서 전교조와 교장단의 갈등과 반목이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교장회장협의회 결의대회=교장회장협의회는 전교조와의 갈등 이후 자살한 충남 예산군 보성초등학교 고 서승목(徐承穆) 교장을 '참교육의 순교자'로 지칭하며 5월11일 결의대회와 함께 추모식을 가질 계획이다. 협의회는 21일 오전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교육현장이 황폐해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며 "교장들도 교육현장의 위기에 대해 반성하고 전교조에 비교육적 불법 행위를 반성토록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서교장의 죽음을 헛되이 만들지 않기 위해 일선 교육현장의 책임자인 교장들이 적극 나서 교육현장의 폭력, 불법, 선동, 친북(親北), 부정과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또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교육인적자원부에도 자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상진(李相珍·서울 대영고 교장) 교장회장협의회장은 "전국의 교장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서교장 자살 사건을 계기로 전국 교장들 사이에 교육 현장의 위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대부분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강경투쟁 방침=전교조는 19일 전북 무주리조트 티롤호텔에서 제37차 전국대의원대회를 갖고 "전교조의 교육적 열정을 송두리째 부정하려는 보수 수구세력에 맞서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교조 원영만(元寧萬)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이 같이 말하고 "비이성적이고 반교육적인 보수 수구집단의 힘에 밀려 우리의 갈 길이 주춤거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교장 자살사건의 객관적 실체가 밝혀지기도 전에 일부 보수언론이 전교조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도덕적 사망선고를 내렸다"며 "이는 교육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전교조를 범인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교육부로 돌렸다.

원 위원장은 이어 교육부의 NEIS 강행 방침과 관련해 "교무학사, 보건, 전입학 영역을 NEIS에서 분리해 학교에 있도록 하는 것이 정보인권을 지켜내는 첫 단추"라며 "아이들의 희망과 교육의 미래를 위해 이 부분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동안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사립학교법 개정과 교장선출보직제 등과 관련해 "그동안 정부의 행태로 봐 교육개혁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단결투쟁으로 쟁취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대의원 대회에는 약 350명이 참석했으며 참석자의 3분의 2 이상이 NEIS 도입 저지 등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연가 투쟁도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 의사를 편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