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아픔만 키우는 장애인의날 TV프로

  • 입력 2003년 4월 22일 23시 30분


20일은 ‘장애인의 날'이고 이날부터 1주일 동안은 ‘장애인 주간’이다. 4월이 되면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많이 열린다.

그러나 이런 행사가 장애인들에게 재활의욕을 고취하기보다는 장애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관을 강화하는 경우도 있다. ‘장애’를 잘못 이해하고 행사를 준비하면 장애인들에게 상처를 주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TV에 중증장애인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의 눈물을 짜내거나 성공한 장애인들을 영웅으로 만드는 식의 특집프로들은 이젠 접하고 싶지 않다.

아직 장애인을 생물학적 또는 병리적 관점에서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손상돼 있는 사람들로 이해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안하고 있는 장애인의 정의는 장애를 개인적 문제나 신체적 특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를 손상, 맥락적 요인(contextual factors), 활동, 참여 등으로 규정해 신체적 손상보다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사회적인 관점으로 이해하고 있다.

선진국은 이 개념을 받아들여 장애인에게 이동성을 보장해주고 정보교환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힘을 쏟고 있다. 또 교육, 노동, 레저는 물론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에서 ‘오체불만족’이라는 책을 펴낸 오토 다케. 그는 머리와 몸통만 있는 중증장애인이지만 세계를 다니며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WHO의 시각에서 보면 그는 장애인이 아니다. 신체적 손상은 있지만 장애인 보호 장비 지원과 정책적 제안 등 사회활동을 왕성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장애인들은 보호시설이 아닌 지역 공동체에서 살아야 한다. 장애인들은 정상인들과 ‘정상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장애인의 신체와 정신적 기능도 향상될 것이다.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의 권리와 사회적 참여를 제한하고 있는 모든 것을 점검하는 날이어야 한다. 단순한 위로의 말은 장애인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임성만 장봉혜림재활원 원장limsm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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