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1일), 어린이날(5일), 석가탄신일(8일) 등 징검다리 휴일이 이어지면서 그 사이에 낀 ‘샌드위치’ 평일에 학교장 재량으로 ‘반짝 방학’을 계획하고 있는 초등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대청초등학교는 직장인인 학부모가 많은 학교의 특성을 감안해 1일을 학교장 재량 휴업일로 정하고 부모와 함께 체험학습을 하도록 했다.
이석경(李錫京) 교장은 “3월 초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희망하는 재량 휴업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녀와 부모가 함께 쉴 수 있는 날을 선호해 근로자의 날에 자율 방학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대광초등학교는 어린이날과 석탄일 휴일에 낀 6, 7일 휴업해 학생들은 4일부터 8일까지 5일 동안 체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서울 서초구 서초초등학교도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개교기념일인 6일과 다음날인 7일 휴업하기로 결정해 역시 5일간 방학을 갖는다.
서울 운현초등학교 이영자(李映자) 교장은 “부모들이 미리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학기 초에 어버이날 다음날인 9일 휴업한다고 공지했다”며 “아이들을 그냥 놀게 하는 것보다는 부모와 함께 교육적인 경험을 하도록 체험학습, 여행 등 권장활동을 가정통신문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직장에 다니는 아버지들은 평일에 놀 수 없는 경우도 많고 특히 맞벌이 부부는 휴업일에 자녀들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또 다른 고민을 하고 있다.
학부모 서모씨(39)는 “초등 2학년 아들은 4∼8일까지 5일간 방학하는데 다른 학교에 다니는 6학년 아들은 공휴일만 쉬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놀러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초중고가 법정 수업일수 220일 확보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내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7일가량 재량 휴업을 실시했으나 일부 학부모들로부터 “너무 많이 논다” “맞벌이 부부는 어떻게 하느냐”는 등의 불만이 나와 올해는 초등교장협의회에서 학기별로 2일만 쉬기로 결정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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