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사이드/굴포천-승기천 복원 새변수 돌출

  • 입력 2003년 4월 28일 21시 07분


인천을 대표하는 하천인 굴포천과 승기천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페놀과 함께 시안(CN)이 각각 검출되면서 하천 복원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인천시가 하천 복원에 앞서 하천 오염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염 실태=부평구 부평동에서 계양구 하야동에 이르는 11.5㎞의 굴포천은 인천에서 가장 큰 하천으로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환경부가 4대 강 389개 하천에 대한 수질오염 조사를 3월 실시한 결과 전국에서 유일하게 굴포천에서 다량의 페놀 성분이 검출됐다. 굴포천의 페놀 성분은 0.013mg/L 수준으로 1월(0.017mg/L)과 2월(0.011mg/L)에 이어 잇따라 검출됐다. 이에 따라 굴포천 복원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남동구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에서 남동공단을 가로 질러 서해까지 흐르는 길이 10.3㎞의 승기천에서도 페놀 성분과 함께 독극물인 시안 성분이 검출됐다.

이 하천은 올 2월까지 시안 성분이 검출되지 않다가 3월 조사 때 처음으로 0.02mg/L가 나왔다. 현행 하천 수질기준에는 시안이 검출돼서는 안 되는 물질로 규정돼 있다.

▽하천 복원사업은=인천시와 부평구는 굴포천을 환경친화적 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이 하천 오염의 주원인은 생활하수와 공장 폐수. 굴포천에 24시간 오폐수가 유입되면서 심한 악취가 발생하고 있어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시는 243억여원을 들여 굴포천 복원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올 추경예산에 8억6000만원의 굴포천 복원사업 용역비를 편성했다.

부천시와 공동으로 건설 중인 굴포하수종말처리장에서 생활하수를 처리한 뒤 방류수를 이용해 2005년부터 굴포천 상류에서 정화된 맑은 물을 흘려보낼 계획이다.

시는 굴포천과 같은 방식으로 승기천을 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은 차집관로 공사가 6월 준공되면 자칫 굴포천이 마르게 돼 모기 등 해충에 시달릴 수 있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갈산동 굴포천 건천화 대책추진위원회 최화자(崔花子) 위원장은 “차집관로 공사가 끝나면 생활하수가 관로로 이동하기 때문에 하천이 마르고 악취와 해충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며 “하수종말처리장의 맑은 물이 흐르기 전까지 물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뜻을 수용해 하천 건천화에 따른 수질 악화를 막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하천 기능을 유지하면서 하천 생태계를 살리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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