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남 목포∼중국 상하이(上海)간을 운항하는 국제 여객선이 취항 4개월 여만에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서남권 항공수요를 담당하는 목포공항은 승객 급감으로 폐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역 경제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할 대불산업단지는 준공 5년이 지났지만 분양률이 절반을 밑돌고 있고, 최대 사업장인 현대삼호중공업㈜은 노사 갈등이 첨예화되면서 지역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국제 여객선 운항 중단=지난해 11월 목포∼중국 상하이 국제항로에 취항한 카페리 여객선인 쯔위란호(1만6071t)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여파로 승객이 줄어든 데다 화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21일부터 운항을 중단했다.
이 항로에 배를 띄운 ㈜상하이크루즈사는 지난달까지 승선율이 46.4%, 컨테이너 화물은 140개에 불과해 2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스 발병 이후 승객이 3분1로 줄면서 용선료와 유류대 등 운항경비를 감당하지 못해 잠정 휴항에 들어갔다”며 “현재 휴항기간을 한달로 잡고 있으나 운항 재개여부는 그때 가봐야 알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여객선 운항 중단으로 목포 국제여객선터미널 근처와 중국 상하이에 사무실을 낸 20여개 무역업체와 소상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목포공항 폐쇄 위기=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목포공항 이용객이 급감해 적자가 누적되자 목포 노선 폐지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이들 항공사에 따르면 2001년 말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목포공항에서 서울 6회, 제주 2회, 부산 1회 운항되던 여객기가 이달부터 서울 2회, 제주 1회로 줄었다.
대한항공은 취항 당시 목포∼서울을 3회 운항했으나 2회, 1회로 줄였다가 지난달 말 잠정 운휴를 결정, 현재 제주 노선만 운항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이후 승용차 이용객이 급증한 데다 활주로 길이가 1600m에 불과해 승객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등 운항여건이 나빠지면서 평균 탑승률이 36%까지 줄어들자 운항편수를 줄였다.
▽대불산단 침체=목포와 영암에 위치한 대불산단은 총 면적이 349만9000평으로 분양 계획면적이 227만7000평에 달하는 국가 산업단지다. 그러나 분양실적은 4월 현재 138개 업체 88만9000평으로 목표치의 39.1%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불산단은 지난해 29개 업체가 12만8000평을 분양받아 다소 활기를 띠었으나 올들어서는 분양면적이 4개 업체 2만5000평에 그치고 있다. 또 3년동안 공장을 짓지 않은 3개 업체(1만20000평)의 분양이 해지됐다.
산단관리공단 대불지사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관망하고 있는 상태”며 “자치단체들의 투자유치활동의 결과가 가시화되는 하반기부터는 분양률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삼호중 노사 갈등=서남권 경제의 핵심인 영암군 삼호면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 재해(災害) 대책 마련과 특별단체교섭 개최 등을 요구하는 노조측과 사측이 마찰을 빚고 있다.
사측은 노조 간부 50여명이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23일부터 본관 7층 사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자, 27일 새벽 관리직 사원들을 동원해 노조원들을 강제로 해산시켰다.
이와 관련, 노조는 대의원 65명이 28일부터 파업에 들어갔으며 사측의 노조원 강제해산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금명간 전체 조합원총회를 열어 파업찬반투표 실시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전체 직원은 6000여명으로 이 중 1800여명이 노조 조합원이다.
목포=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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