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할머니 컴도사' 김하숙씨

  • 입력 2003년 4월 29일 2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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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컴퓨터가 내 삶의 일부가 됐어요. 컴퓨터를 켜고 e메일을 체크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경북 칠곡군이 최근 실시한 ‘제1회 군민정보검색대회’에서 참가자 170명 중 유일하게 100점 만점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하숙씨(67·여·칠곡군 약목면 복성리)는 ‘신세대 할머니’다.

미국에 유학 간 외손녀와 서울에 사는 질녀 등과 e메일을 주고받으며 손자와 컴퓨터게임도 즐기곤 한다.

김씨가 컴퓨터를 배운 것은 칠곡군 종합복지회관이 2000년 9월 개설한 장수대학에 등록하면서 부터.

그는 “당시 남편의 족보 만드는 일을 며느리가 컴퓨터로 도와주곤 했는데 아들 내외가 독립해 나가는 바람에 ‘내가 도와 줘야지’라고 생각해 컴퓨터를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억력이 떨어져 하루 2시간 배우고 귀가하면 생각이 거의 나지 않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고심 끝에 녹음기를 이용, 강의내용을 녹음한 뒤 집에서 열심히 복습하는 과정을 수개월 이상 계속한 끝에 간신히 컴퓨터를 익히게 됐다는 것.

그는 지난해 6월 대구 경북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대구체신청이 주최한 ‘실버정보검색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영주의 동양대가 개최한 ‘농촌사랑정보검색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요즘도 장수대학에 계속 다니고 있는 그는 틈틈이 사물놀이와 중국어 등도 배우고 있다.

중졸 학력의 김씨는 “6·25 전쟁 때문에 중학교까지만 다닌 것이 못내 아쉬웠다”며 “이것저것 배우고 싶어 지난해부터 사물놀이를 익혀 현재 중급반에 다니고 있고 주위에서 ‘중국을 알아야 한다’고 말해 이달 초부터 중국어 강좌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칠곡=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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