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박물관(관장 이청규·李淸圭)이 독도박물관 서울대박물관과 함께 5월 한달 동안 ‘울릉도 독도 아리랑’을 주제로 열고 있는 전시회는 가족이 함께 살펴보기에 적당하다.
1920년대 울릉도와 독도의 문화가 일본학자들에 의해 체계적으로 조사된 것이 다소 마음에 걸리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이같은 귀중한 자료가 남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3·1 운동 이후 일본은 우리나라의 식민정책을 문화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자국 학자를 대거 보내 문화역사에 대한 조사를 폈다. 당시 한국에 온 도리이 류조(鳥居龍藏)는 울릉도에 들어가 현지조사를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20년대 울릉주민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도리이가 찍은 것. 초등학교 1학년 정도만 다닌 보잘 것 없는 학력의 도리이는 한국에 대한 현지조사를 토대로 동경제국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당시 울릉 주민의 삶을 보여주는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과 울릉도 전설을 토대로 제작한 동영상과 애니메이션 등 70여점, 이왈종 등 화가 8명의 독도그림은 울릉도 독도를 문화 측면에서 느끼도록 도와준다. 울릉도와 독도가 표시된 옛 지도들도 전시된다.
특히 도리이 류조가 당시 찍었던 사진 등 조사 자료를 일본으로 가져가지 않고 조선에 남긴 것에 대해 “일본문화의 뿌리를 조선에서 찾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박물관 관계자는 말했다.
울릉도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전시기간 중 열리는 강연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최석영 박사(국립민속박물관)는 15일 ‘도리이 류조와 식민지 조사’를, 김호동 박사(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는 22일 ‘울릉도 개척의 역사적 의미’를 각각 강연한다.
영남대 박물관 성태규(成太圭) 박사는 “이번 전시회는 울릉도와 독도를 지리적 관점보다는 문화공동체 측면에서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다”며 “청소년들이 부모와 함께 울릉도와 독도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남대 박물관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일본학자들의 조사를 추적하는 일을 구상하고 있다.
이 전시회는 주민들이 더 많이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휴무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다. 영남대 박물관 053-811-1528.
경산=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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