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대외협력본부 해외유학 카운슬러 콜린 박(35)은 “어릴 때부터 최고를 꿈꾸는 요즘 아이들이 미국 명문대에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서울대 자퇴생의 증가와 미국 명문대 진학 러시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대 신입생 10여명이 미국 명문대 진학을 위해 자퇴하거나 준비하고 있고 서울 대원외국어고와 강원 횡성군 민족사관고 유학반 대부분이 곧장 미국 명문대에 진학한다. 솔직히 중산층 이상에서 자녀의 유학을 고려하지 않은 학부모는 없을 것이다.
최근 미국 대학 유학준비 안내서 ‘미국유학파일 101’(넥서스)을 낸 박씨에게 ‘언제 어떻게 보내야 할까’ 물었다.
―왜 서울대가 외면당하는가.
“특수목적고에 다니는 아이들 중 공부 잘하는 아이는 서울대를 고려하지 않는다. 물론 내신에서 불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보다는 그들의 꿈이 국제기구나 세계적인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학생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 명문대를 졸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미국 사립 명문대에 다니려면 연평균 5000만원에 달하는 학비를 조달해야 한다는데….
“그것이 부담스러운 중산층의 경우 리버럴 알츠 칼리지를 권하고 싶다. 대학원 과정이 없는 학부 중심 대학인 관계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거의 모두 외국인 학생에게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물론 좋은 대학인 만큼 공부를 잘해야 입학할 수 있다. 졸업 후 상위권 대학의 대학원 프로그램이나 로스쿨 메디컬스쿨 비즈니스스쿨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그래도 MIT 스탠퍼드 예일 캘리포니아공대 프린스턴 하버드대 학부를 가고 싶다면….
“이곳에 들어가는 외국인 학생들 거의 모두 미국 사립고등학교 출신들이다. 그래서 일부 부유층 사이에서 자녀를 미국 사립명문고교에 입학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러나 2003년 기준으로 평균 2만달러(2400만원)의 학비에 기숙사비 생활비까지 4년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려면 14만달러(1억6000만원)는 잡아야한다.”
―아까 말한대로 특수목적고를 졸업한 뒤 유학하는 방법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 그러나 한국학생들은 학부 입학 후 쓰기와 토론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민사고 등에서 토론식 수업을 하지만 미국 사립명문고의 수업 대부분이 토론과 쓰기로 이뤄져 있다. 미국 사립고교생들은 창의성이 뛰어나고 토론에 강하다. 국내 특목고생들은 수학과 과학에서 미국학생들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수준이다.”
―서울대 대외협력본부에서 하는 일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학부생들의 외국대학 대학원 입학을 도와주고 있다. 입학허가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재정지원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의 대학원은 연구중심이기 때문에 교수나 과에서 연구비를 대고 학생들은 돈을 거의 내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 학생들도 학비라도 면제받을 수 있도록 계속 조르고 요구한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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