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화물 연대 파업 물류 대란

  • 입력 2003년 5월 6일 18시 12분


철강운송을 담당하는 화물연대 운전기사들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파업에 들어가 철강운송이 마비되고 있다.

전국 최대 철강물류 기지인 포항에서 전국화물연대 포항지부 소속 화물차량이 파업에 들어가 철강운송이 5일째 중단되다시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철강 수요가 많은 자동차와 가전 업체들도 타격이 예상된다.

화물연대 포항지부 회원 1000여명 가운데 400여명은 6일 현재 화물차량 200여대를 포항-경주 7번 국도변인 포항시 남구 연일읍 유강리 일대 갓길에 1㎞가량 주차해두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관련기사▼
- 화물연대 파업 배경 "생존권 문제"
- 盧대통령 "불법파업 단호대처"

이들은 기름값 인하, 포철 다단계 하청구조 개선, 운송료 인상 등을 포스코(포항제철) 측에 요구하고 있다. 회원들은 "지금 같은 운송료로는 최저생활도 어렵다"며 "현재 기준에서 30%를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철강운송이 중단되면서 포스코는 하루 3만 4000t의 출하제품 가운데 해상 및 철도를 이용해 운송하는 것을 제외한 2만 3000t을 수송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 재고창고에는 현재 10만t 가량이 철강제품이 쌓여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다.

또 포스코의 제품을 받아 출하하는 동국제강 등 포항철강공단 안 20여개 철강업체들도 하루 3만t 가량의 제품을 운송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수송 출입구인 인덕둔치 쪽 제3문을 통해 수송을 강행했으나 회원들이 비회원(1500여명)들의 화물차량을 막고 있다.

포스코는 화물연대 포항지부장 김모씨(32) 등 2명을 업무방해로 경찰에 고소했다. 포스코 측은 화물운송 중단으로 하루 110억원 가량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화물차 노조 측은 "경유가격과 도로비는 계속 오르는데 비해 화물운송비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며 "생존권 차원에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측은 "화물차량 운송은 대한통운 등 5개 운송업체들과 계약을 한 상태이므로 노조원들이 포스코와 직접 대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노조가 요구하는 사안들은 정부 또는 운송업체와 먼저 협상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포항시와 경찰은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으나 포스코와 화물연대의 대화가 이뤄지지 않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화물연대 운전사들은 개인사업자이므로 불법파업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 광양, 충남 당진, 경남 마산 등지에서도 화물연대 소속 운전사들이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