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체로부터 철강이나 철판 등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조선 자동차 가전 건설 등 다른 산업으로 피해가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6일 산업자원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화물차량 파업으로 주요 철강업체의 하루 출하 차질액은 △포스코(옛 포항제철) 2만t, 110억원 △동국제강 6000t, 24억원 △INI스틸 9000t, 44억원 등 3만5000t, 약 17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포스코는 육지로 운반하는 물량 중 3000t가량을 해상운송으로 돌렸지만 하루 2만t 이상 실어내지 못해 10만t 가까이가 재고로 쌓였다.
INI스틸, 동국제강 등 전기로 제강업체들은 원재료인 고철 등을 반입 받지 못하고 있으며 INI스틸의 일부 제강 공정도 중단됐다. 원재료 재고분이 다 떨어지면 전면 조업중단 우려도 있다.
철판을 공급 받는 대형 조선소는 아직 재고가 있기 때문에 당장은 어려움이 없지만 중소 조선소는 조선후판(厚板)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가전업계도 철강업체에서 보내주는 철강재를 포항지역 가공업체에서 의뢰해 재가공을 거쳐 공급받고 있는데 파업이 길어지면 원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냉연강판 등을 공급받는 자동차 업계도 아직은 재고 물량으로 버티고 있으나 파업이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철근 공급이 빠듯했던 건설업계도 파업으로 철근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근 철근 공급 부족으로 값이 오르는 추세였는데 파업으로 공급량이 더욱 줄어 일부 현장은 공기가 늦춰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자부는 이날 철강 자동차 조선협회 등의 관계자들과 함께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파업에 따른 철강 제품의 수급 동향 등을 점검했다.
홍기두(洪起斗) 산자부 자본재산업국장은 “철강은 모든 산업의 기초 소재인 만큼 파업이 장기화되면 철강업체는 물론 철강제품을 쓰는 수요 업계의 피해도 커질 것”이라면서 “현재는 각 철강 품목의 재고가 있어 큰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3∼5일만 지나도 철강업체는 물론 다른 업종의 피해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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