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지역 향토문화 연구가들이 인공호수인 광주호 명칭 개정 운동에 나섰다. 행정구역상 광주지역에 걸쳐있지만 역사성과 문화성을 감안하면 지역에 국한된 명칭을 고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담양향토문화연구회(회장 이해섭·李海燮)는 최근 광주시와 전남도, 전남도의회, 담양군 등에 광주호의 명칭을 변경해줄 것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발송했다.
연구회에 따르면 담양군 고서면과 남면, 광주 북구 석곡동에 걸쳐 있는 광주호(총 저수량 1만7400t)는 유역면적이 41.3㎢로 담양군 지역이 82%인 34㎢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름은 1976년 준공 이후 광주호로 명명돼 지역민들의 불만을 사왔다는 것.
이해섭 회장은 “광주호로 이름 붙여진 이후 외지인들이 호수 주변에 산재한 문화재를 광주의 것으로 알고 주변에 사는 주민들을 광주사람으로 인식하는 등 잘못 알려진 게 많아 광주호 명칭 변경운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연구회는 광주호의 다른 이름으로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대가인 송강 정철의 호를 딴 ‘송강호’나 ‘무등호’를 염두에 두고 있다. ‘송강호’ 명칭은 호수 주변에 환벽당, 송강정, 식영정, 독수정 등 송강과 관련된 문화재가 많다는 점에서 역사성을 살리기 위한 것. 그러나 다른 가문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광주호의 물이 무등산에서 발원한다는 점을 상징하면서 광주시민들의 반감을 사지 않는 ‘무등호’로 절충해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담양군 관계자는 “뜻있는 군민들이 호수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함에 따라 시 도 광역행정협의회에서 명칭 변경을 논의하도록 전남도에 안건으로 채택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담양=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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