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살인의 추억’경찰 단체관람 한다

  • 입력 2003년 5월 7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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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전 직원이 경찰의 부정적 측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영화를 단체 관람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기문(崔圻文) 경찰청장과 경찰청 직원 1000여명은 10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대강당에서 영구미제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을 단체 관람키로 했다. 이 자리에는 주연배우 송강호씨도 참석할 예정.

이 영화는 1980년대 데모 진압과정에서 형사가 여대생을 끌고 가는 장면, 수사를 한다며 점쟁이를 찾아다니는 장면, 사건발생이 예상되는 날에도 인력 차출로 수수방관하는 모습, 용의자를 구타하는 모습 등 경찰을 다소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행사를 추진한 경찰청 공보과는 “일부 장면에 부정적인 모습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분명히 그것은 과거 경찰의 모습이었고, 수사에 대한 문제점이나 주인공 형사들의 집요함 등은 보고 배울 점이 많아 단체관람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살인사건의 미스터리를 탄탄한 구성으로 처리해 인터넷에도 관련 카페가 생길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작품. 개봉 2주 만에 전국에서 관객 170만명을 돌파하며 ‘친구’ ‘쉬리’의 흥행을 능가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영화에 설령 경찰에 대한 쓴소리가 나오더라도 그걸 부정하기보다는 개선의 발판으로 삼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부정적인 묘사에서 경찰이 개선할 점을 찾는 자세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영화를 관람했던 일부 경찰관들은 “영화의 내용 중 일부는 경찰의 부정적 측면을 지나치게 과장한 측면도 있다”며 씁쓸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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