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파업 물류 대란]산업계 피해 확산

  • 입력 2003년 5월 7일 19시 10분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이 6일째를 맞으면서 ‘물류대란’에 따른 피해 업종도 늘어나고 있다.

7일 오후부터 경북 포항지역 철강업체 화물차의 출입 봉쇄가 일부 풀렸으나 다른 지역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어 피해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봉쇄는 해제하지만 화물차를 운행하지 않으면 사실상 차량을 구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쌓아놓은 재고가 대부분 바닥나는 이번 주말이 고비라고 보고 있다.

▽철강=7일 포스코와 포항철강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포스코 등 포항철강공단 내 20여개 업체들의 조업 감축에 따른 피해액과 매출 손실액은 지난 6일 동안 약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포스코는 하루 3만4000t 중 1만1000t은 해상 또는 철도 등을 이용해 수송하고 있으나 나머지 2만3000t을 수송하지 못해 재고누적량이 13만8000t까지 올라갔다. 포스코는 출하 중단에 따른 피해액이 하루 110억원씩 6일 동안 66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INI스틸도 원료인 고철 반입이 끊기면서 6일부터 전기로 4기 가운데 3기가 멈춰 하루 44억원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다.

▽자동차·시멘트=현대자동차는 주물(鑄物)업체인 성우오토모티브가 원자재를 계속 공급받지 못하면 9일부터는 일부 부품업체는 물론 현대자동차의 일부 라인도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기아차 관계자도 “현재 갖고 있는 냉연강판으로는 10일 정도 버틸 수 있다”며 “이번 주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포항 지역 밖에서 원재료를 구입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포항 등에서는 철강에 이어 시멘트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쌍용양회의 경우 3일부터 포항공장에서 출하가 중단됐으며 8일부터 마산공장의 출하도 중단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선=조선업계의 하루 강판 조달량은 약 8500t. 이 중 포스코로부터 해상으로 받는 물량은 별 문제 없으나 육로로 수송하는 하루 3800t 분량의 동국제강 물량이 문제다. 또 INI스틸로부터 형강 공급도 받지 못하면서 주말부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에서 일부 조업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 3100t의 강판을 필요로 하는 현대중공업은 하루 1200t을 받는 동국제강으로부터의 공급이 중단되고 INI스틸로부터도 형강을 공급받지 못해 이르면 10일경 절단 등 일부 공정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하루 35만t의 강판을 쓰는 삼성전자 가전제품 철강재고는 일반 냉장고 3일, 김치냉장고 6일, 청소기용 모터 7일 등. 특히 포항 쪽에서 철강을 공급받는 광주(光州)공장이 다음주 중반부터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G전자는 창원공장이 포항에서 강판을 공급받고 있으며 파업이 다음주까지 이어지면 육로운송 대신 해상운송 방안 등 비상대책을 마련 중이다.

하루 11만5000t을 쓰는 대우일렉트로닉스도 4일분의 재고를 갖고 있지만 파업이 계속되면 10∼12일부터 생산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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