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여성단체, 부모여윈 장병들에 일일 어머니

  • 입력 2003년 5월 7일 22시 00분


대구의 한 여성단체 회원들이 부모를 일찍 여읜 군 장병들을 위해 ‘어버이 날’ 하루 동안 일일 어머니 역할을 하는 행사를 4년째 갖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 북구여성문화대학 자원봉사회(회장 유순희·劉純姬·55) 회원들은 2000년부터 매년 5월 8일 어버이 날‘에 육군 50사단을 방문, 친모가 생존해 있지 않는 사병들에게 일일 어머니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자원봉사회는 올해에도 어머니가 없어 쓸쓸해 하는 병사들을 위해 8일 오전 이 부대 잔디밭에서 어버이 날 기념행사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병사들은 정성스럽게 준비한 카네이션을 ‘어머니’들의 가슴에 달아주고 여성회원들은 손수 준비한 음식으로 아들 같은 병사들을 위로하는 한편 노래자랑이나 게임을 함께 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게 된다.

특히 올해는 부대측도 어머니 없는 병사들에게 특별휴가를 줄 계획이다.

슬하에 딸 2명을 두고 있는 이 모임 회장 유순희씨는 “부대를 방문해 나를 ‘어머니’라고 부르는 믿음직한 아들이 카네이션을 달아줄 때 흐뭇한 기분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같은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부대 박명진 이병(22)은 “어버이 날이 가까워 지면서 효도편지를 쓰고 있는 전우들을 볼 때 우울해지곤 했는데 비록 하루지만 실컷 ‘어머니’라고 부르며 자식노릇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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