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봉천6동의 노인회관 지하 1층. 권필녀씨(67·여·관악구 봉천11동) 등 20여명의 노인이 공동작업장에서 쌀과 고구마를 원료로 과자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권씨는 구청이나 사회복지기관에서 자동판매기를 통해 판매되는 이 과자를 만들어 한달에 2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
“일하니까 몸도 덜 아파. 돈이야 약간 벌어서 용돈 하는 거지. 돈 보고 일하남?”
노인들이 모여 체력단련을 하거나 교양강좌를 듣는 곳으로만 여겨졌던 노인회관이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시니어 클럽’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니어 클럽은 원래 봉천1동의 시립남부노인복지관에서 해오던 사업이지만 이번에 관악구 노인회관과 연계되면서 사업이 확장된 것. 시니어 클럽에서는 이 외에도 다양한 일자리를 관악구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사람에게도 알선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지하철 요금이 무료인 것을 이용해 시작된 지하철 택배는 퀵서비스보다 값이 싸 이용자들에게 인기 만점. 일정 기간 교육을 받으면 학생들에게 숲과 자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숲 해설가로 일할 수도 있다.
초등학교 교장 출신으로 숲 해설가 교육을 받고 있는 이덕근씨(68·서울 강남구 대치동)는 “일자리를 찾으러 여러 곳을 돌아다녔지만 쉽지 않았다”며 “노인의 취업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니어 클럽은 입원 환자를 간병하는 일이나 도시락 배달을 추가로 시작할 계획이다. 02-874-9295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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