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수 갈수록 지능화…사탕-녹차로 위장

  • 입력 2003년 5월 8일 18시 49분


중국과 나이지리아, 이란, 러시아 등 각국에서 마약을 몰래 들여와 국내에서 팔아온 마약 밀수조직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검 마약수사부(임성덕·林成德 부장검사)는 지난 2개월 동안 마약 밀수 밀매 사범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여 한국과 중국, 러시아, 이란인 등이 연루된 마약 밀수조직 7개파 28명을 적발해 최모씨(26) 등 16명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이란인 H씨(46)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이 기간에 국가정보원 및 서울세관과 합동단속을 벌인 결과 마약 밀수조직을 포함해 투약 및 밀매 사범까지 모두 88명을 적발해 형사처벌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시가 83억원 상당의 히로뽕 2.5㎏(8만3000명 투약분)과 시가 1억원 상당의 대마 15.1㎏(3만2000명 투약분), 해시시 15g 및 공기총, 칼 등을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11일 중국에서 조선족 강모씨에게서 녹차로 위장한 히로뽕 1㎏을 넘겨받아 밀반입하려 한 혐의다.

검찰은 이들이 세관의 검색을 피하기 위해 마약을 사탕이나 녹차, 국제우편물 등으로 위장하거나 얇고 딱딱하게 특수 압축한 뒤 아이스박스 틈새에 넣어 국내로 반입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이모씨(42·여·구속)의 경우 중국에서 콘돔 속에 87g의 히로뽕을 담아 신체의 ‘은밀한 곳’에 숨겨 들어오다가 첩보를 입수한 수사관들에게 붙잡히기도 했다.검찰은 중국 최대 폭력조직인 ‘흑사회’ 조직원에게서 히로뽕 1㎏을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씨(46·별건 구속)와 러시아 마피아와 연계됐을 가능성이 있는 몰도바공화국 출신 N씨(33·구속) 등을 상대로 국제 폭력조직과의 연계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마약 공급선이 세계화되고 다양해지면서 국제 마약조직들이 한국을 마약 소비지나 경유지로 이용하고 있어 국내로 밀반입되는 것을 철저히 봉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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