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서 접대향응… 강제 性추행…기업간부 2명 입건

  • 입력 2003년 5월 18일 18시 47분


기업체 간부들이 별장으로 여성들을 불러 술시중을 들게 한 뒤 강제로 성폭행과 성추행을 해 경찰에 입건됐다. 이 술자리는 한 방송사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간부를 접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18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H씨(47·건축사)는 평소 친분이 있는 K씨(49·침대 판매업)를 통해 소개받은 한 방송사 A국장에게 ‘접대를 하고 싶다’며 10일 경기 가평군에 있는 자신의 별장으로 초대해 술자리를 가졌다.

K씨는 이때 자신이 알고 있는 룸살롱 마담에게 ‘술시중 도우미’ 2명을 보내줄 것을 요구해 B씨(25·보석상 직원)와 C씨(22·내레이터 모델)를 술자리에 동석시켰다. K씨 일행은 10일 오후 6시경 별장에 도착해 바비큐 파티와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보냈다.

이어 11일 오전 1시경 B씨를 술에 취한 H씨가 성폭행하고 K씨가 강제로 성추행했으며, B씨는 오전 3시경 별장을 뛰쳐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경찰에서 “술시중만 들면 된다고 해 50만원을 받고 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B씨가 성폭행을 당할 당시 방송사 A국장은 C씨와 함께 2층에 있었다. A국장은 16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술에 취해 오후 9시쯤 2층에 올라가 잠을 잤다. 깨어보니 C씨가 옆자리에 누워 자고 있었으며, 이후 황급히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경찰은 B씨를 성폭행한 H씨와 강제 성추행한 K씨에 대해 16일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보강수사 지시를 내림에 따라 조만간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피의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엇갈려 보강수사가 필요하다”며 “17일 A국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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