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사이드/'속터지는 버스도착 안내시스템'

  • 입력 2003년 5월 19일 21시 17분


19일 오전 10시경 인천 남동구 간석동 희망백화점 건너편 버스정류장.

매일 이 곳에서 34번 버스를 이용하는 최모씨(43·주부)는 인천시가 설치한 ‘버스 도착안내시스템’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울화가 치민다.

이 시스템의 전광판에 버스의 도착 시간과 위치 등 정보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씨는 “작동되지 않는 안내시스템을 수개월 째 버스정류장에 왜 설치하고 있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1월 7일부터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에게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버스의 도착시간과 위치 등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버스 도착안내정보시스템을 시험 운영하고 있다.

2억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 시스템이 설치된 곳은 인천터미널∼계산역정류장 왕복 20곳과 111번 좌석버스 27대, 34번 시내버스 16대 등 버스 43대.

시는 시험 운영을 마친 뒤 7월 인천발전연구원이 발표하는 사후 평가서를 근거로 2006년까지 1600여대의 버스에 이 시스템을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최근 이 시스템이 설치된 시내 정류장 12곳과 버스를 점검한 결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류장 2곳의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가동됐으나 3곳은 작동을 멈추었고 7곳은 잘못된 도착시간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 또 111번 좌석버스에 설치된 시스템은 정상 가동되고 있었으나 도착시간에 오류가 많았다. 34번 버스는 도착시간과 위치 등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 교통기획과 관계자는 “버스 도착안내시스템 도입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34번 버스에 이 시스템을 모두 설치하지 못해 정보 제공이 잘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72억원을 들여 시내버스 승객에게 목적지 도착시간을 알려주고 버스의 결행, 정류장 통과 등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버스종합사령실(BMS)을 내년 8월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버스도착안내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도 또 많은 예산이 드는 교통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연대 박길상 사무처장은 “시범 운영기간이라고 하지만 예산이 낭비되는 만큼 시행에 앞서 철저한 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올 추가경정예산에 사업비 72억원을 책정해 인천종합버스터미널 또는 교통연수원에 버스종합사령실을 설치할 계획이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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