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토론마당]남성 교사 30% 이상 채용

  • 입력 2003년 5월 20일 18시 33분


▼남자교사 부족 '다양한 교육' 장애 될 수도 ▼

국가의 조직과 기구 중에서 양성(兩性)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곳이 ‘교육현장’이라고 본다. 현대사회에서 교육은 지식, 기능, 정보 분야에 중점을 두게 되고 경제적 역학관계까지 고려해야 하지만, 교육의 근본 목표와 가치는 ‘사람을 가꾸는 일’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성과 이성, 감성과 품성이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는 교육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남성 교사가 심각할 정도로 모자랄 경우, 남성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조건을 채우기 위해 사설 학원에서 남성 교사를 초빙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남성 교사의 30% 이상 채용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권리와 지위가 개선되고 여성의 사회활동이 향상되었지만 여교사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다양한 교육을 펼치는 데 장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경옥 서울 양천구 신정4동

▼智德體 교육 위해 남녀교사 조화 이뤄야 ▼

우리 집 아이들이 초중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담임선생님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 ‘여자 선생님’이라고 대답하곤 했다. 이제 여성교사 비율이 너무 높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지난해 초중등 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중 77.9%가 여성이었다. 아이들의 지식 함양과 인격 수양의 장소인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사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아이들은 남자 선생님에게서 남성다운 절도와 패기, 그리고 장차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여자 선생님에게서는 절제와 섬세함, 그리고 어머니로서의 모성애를 배우며 성장하는 것이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부모의 보살핌 아래 정상적인 인격체를 형성하며 자라듯이, 지덕체(智德體)의 요람인 학교에서도 남녀 교사의 성비(性比)가 조화를 이뤄야 할 것이다.

조병상 서울 중랑구 신내1동

▼'남성들 교직 외면' 근본 치유책 마련을 ▼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남성 교사를 30% 이상 채용하겠다는 것에 일단 찬성한다. 학교 교육활동, 즉 학습 및 생활지도, 특별활동 등에 남성 교사의 비율이 너무 낮아 학생들의 전인교육에 부정적인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교직의 여성화를 막으려는 것보다 근본적인 치유책이 있어야 한다. 왜 남성들이 교직을 선호하지 않는가. 이는 교직이 고학력 남성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데 있다. 교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물질적 이득이 타 직장에 비해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승진 욕구가 높은 남성에게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남성 교사를 30% 이상 뽑음으로써 교직의 여성화를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진정 교직에서 양성평등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남성들이 교육계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길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정규 부산 강서구 신호동

▼여교사 많아서 문제?…선입견 버려야 ▼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로 남성교사 30% 이상 채용에 반대한다. 일부에서 교직이 여성화됨으로써 여러 교육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6년 동안 여교사가 담임한 남자아이가 여성화된다는 보고는 어디서도 들은 바 없다. 또 여교사가 남교사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도 그것은 개인차일 뿐이지 전체 여교사들의 문제는 아니다. 이는 남자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사실 교직은 여성에게 적합한 직업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나라 중 여교사의 비율이 60% 이상인 국가가 22개국 중 20개국을 차지한다고 한다. 교직의 여성 증가는 시대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인 셈이다. 교육부는 ‘양성평등 채용목표제’라는 시대에 뒤떨어진 정책을 시행할 것이 아니라 뛰어난 실력을 갖춘 남성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으면 한다.

이행주 경남 김해시 어방동

▼알림 ▼

다음주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에 반대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연가(年暇)투쟁’입니다. 윤덕홍 교육 부총리는 최근 NEIS의 일부 영역을 보완한 뒤 이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NEIS 시행 반대를 위한 연가투쟁 찬반 투표를 실시, 이 안이 가결됨에 따라 28일 집단 연가를 낸 뒤 서울시청 앞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개최하는 한편 NEIS 관련 업무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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