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변수가 없는 한 투표는 가결될 것으로 보여 결국 새 정부 출범 후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파업행렬에 공무원도 한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공무원들의 파업 움직임을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나친 집단이기주의로 비치기 때문이다.
우선 찬반투표를 앞두고 전공노가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의 완전한 보장을 정부에 요구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현재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의해 부당해고를 당하지 않고 정년이 보장되는 등 철저한 신분보장이 돼 있다. 너무 잘 지켜지고 있는 이 법 때문에 ‘한번 공무원은 영원한 공무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무원은 ‘철밥통’으로 인식돼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공노가 노동3권을 보장받는다면 노조 소속 공무원에 대해서는 그나마 징계를 통한 해고마저 사실상 불가능해져 ‘철밥통’에 방탄복까지 입히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전공노가 노동3권의 완전한 보장을 얻고 싶다면 공무원법상의 신분보장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전공노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고려할 가치조차 없다며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공노 지도부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총련의 5·18 불법시위에 관련된 공무원노조원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을 철회해 달라고 한 것은 집단이기주의라는 우려를 더욱 강하게 한다.
전공노가 노조활동과 관련 없는 불법 시위에 참여한 노조원들에 대해 처벌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것은 전공노의 협상 상대인 행정자치부와 노동부는 물론 법집행 담당 부서인 법무부도 입맛대로 움직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럼에도 전공노가 이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은 결국 앞으로 전공노 소속 노조원들에 대한 어떠한 징계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도를 미리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전공노는 창립선언문에서 ‘권력과 가진 자들에 의하여 흔들려온 공직사회를 곧추세우고, 부정과 부패로 얼룩져온 공직사회를 내부로부터 혁신함으로써 올바른 나라, 상식과 정의가 바로서는 나라를 만드는 데 주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공노가 내세운 ‘세상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공무원노조’가 이런 것인지 전공노 지도부에 묻고 싶다.
이현두 사회1부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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