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6시40분경 서울 성북구 길음동 S아파트 옆 놀이터에서 김모양(17·Y여상 2년)과 손모(19) 고모양(19·재수생)이 추락해 숨져있는 것을 아파트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주민 신모씨(51·여)는 “쓰레기를 버리고 있는데 ‘쿵’ 하는 소리가 나 놀이터로 가 보니 소녀 3명이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폐쇄회로TV에는 김양 등이 이날 오후 5시반경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찍혔다.
김양 등이 뛰어내린 아파트 15층 옥상에서는 이들이 사용하던 휴대전화 2대와 과자봉지를 비롯해 빈 소주병 2개와 캔맥주 1개가 발견됐으며 난간에 쌓인 먼지에는 이들 세 명이 함께 뛰어내린 흔적이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고양은 최근 인터넷의 판타지소설 친목 사이트에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들과 약속한 날이 오고 있다’는 글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숨진 김양의 집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같이 죽을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김양은 이날 오후 한 친구에게 휴대전화로 ‘잘 살아라. 먼저 간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며 친구가 전화를 걸자 “언니들과 같이 죽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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