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휘장 관련 검찰 전격 압수수색 실시

  • 동아일보
  • 입력 2003년 5월 23일 06시 51분


2002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휘장사업 관련 정관계 로비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서우정·徐宇正 부장검사)는 21일 초기 휘장사업권자였던 CPP코리아 김재기(金在基) 전 회장의 서울 서초구 양재동 자택과 2001년 말 사업권을 넘겨받은 코오롱TNS 이동보(李東寶) 회장의 서울 종로구 명륜동 자택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들의 집에서 휘장사업 관련 서류와 컴퓨터, 개인수첩 등을 압수해 정밀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2000년 9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5명에게 “CPP코리아가 사업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1000만∼2000만원씩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으며 조만간 김 전 회장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코오롱TNS로의 사업권 이전 과정에서 월드컵조직위원회 고위 간부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첩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김 전 회장은 코오롱TNS로 사업권이 넘어간 2001년 12월 코오롱TNS가 휘장사업 추진을 위해 만든 자회사인 ‘코오롱TNS월드’의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전 회장의 한 측근은 “검찰이 김 전 회장의 집을 압수수색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물건들을 가져갔는지는 알지 못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코오롱TNS가 1000억원대의 매출이 예상되는 휘장사업권을 획득했다”며 미래 매출을 크게 부풀린 반면 2087억원의 단기 차입금을 누락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분식회계를 벌인 혐의로 3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이 사건의 핵심 로비스트인 G&B월드대표 S씨(49·구속) 등과 함께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인 정황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코오롱TNS에 대한 분식회계로 재무상태를 위장한 뒤 700억원대의 약속어음을 발행해 조성한 자금 중 상당액을 정관계 로비에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또 S씨도 휘장사업에 뛰어든 뒤 170억∼190억원을 썼으며 이 가운데 상당액을 휘장사업권 이전을 위한 로비에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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