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특수부는 23일 돈을 받고 공인중개사 시험지를 사전에 몰래 빼돌린 혐의로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경인지역본부 정하성 차장(45)과 정 차장으로부터 건네받은 시험지를 응시생에게 유출한 K전문대 이상열 교수(48) 등 8명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차장은 지난해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을 치르기 전날인 10월 19일 공단 경기북부지방사무소에서 이 교수가 시험지 1부를 꺼내 복사할 수 있도록 해주고 그 대가로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정 차장은 시험지의 개수 및 훼손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봉인을 뜯는 과정을 활용해 시험지를 복사해 유출했으며 이 과정에 참여한 윤 대리 등 공단직원 2명은 정 차장과 이 교수로부터 각각 900만원과 3000만원씩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복사한 시험지를 다시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으로 근무했던 강모씨(48)에게 3억원을 받고 팔아 넘겼다. 이어 강씨는 부동산학원강사인 신모씨 등을 통해 서울 안양 울산 청주 대전 제주 분당 등지에서 응시생 100여명을 모집해 1인당 700만∼1500만원씩 받고 시험지를 유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차장은 또 이 교수의 부탁을 받고 2000년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전기기사 및 전기공사 기사 자격시험 등에 시험 감독관으로 들어가 응시생들의 답안지를 바꿔치기 해주었으며 그 대가로 이 교수로부터 2억5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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