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 주변인물 의혹투성이]"형제같은 건평씨 부탁에…"

  • 입력 2003년 5월 26일 18시 50분


노무현 대통령이 경영했던 장수천의 채무 변제를 둘러싸고 의혹을 사고 있는 이기명씨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들렀다가 취재 카메라에 잡혔다.-김경제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경영했던 장수천의 채무 변제를 둘러싸고 의혹을 사고 있는 이기명씨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들렀다가 취재 카메라에 잡혔다.-김경제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친형 건평(健平)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증폭되면서 건평씨의 부동산 구입과 담보제공 등에 관여한 주변 인물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다음은 주변인물 중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 이들 중 26일 현재 연락이 닿는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해명과 입장표명을 했다.

▽백승택씨(45·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리)=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의원이 백씨가 매입한 진영읍 신용리 임야의 실제 소유주가 노 대통령일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백씨는 26일 기자와 만나 “내가 직접 그 임야를 샀으며 건평씨나 노 대통령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백씨는 신용리 임야 매입 경위에 대해 “단감농사를 지으면서 축산을 하는 데 필요할 것 같아 부동산 소개소의 중개로 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매입은 96년에 했고 당시 매입가격은 2800만원이었다”며 김 의원측의 ‘2억5000만원 매입설’과 ‘시가 10억원대’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백씨는 “땀 흘려 일해 모은 돈으로 샀는데 주위에서 왜들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산 아래 마을인 신용리 양지마을 주민들도 “경사가 급한 데다 바위로 뒤덮인 악산이어서 별로 쓸모가 없는 곳”이라고 전했다.

백씨는 자신이 대표로 돼 있는 정원토건(자본금 2억원)과 관련해 “형처럼 지내는 건평씨와 의논해 설립한 뒤 대표를 맡았다”며 “현재 재산은 논 30여마지기가 있고 남의 논 50마지기를 소작한다”고 밝혔다.

▽오철주씨(65·진영읍 설창리)=생수회사인 장수천 보증을 선 오씨는 이날 집을 나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설창마을 이웃 주민들은 “오씨가 40여년 전 이곳으로 이사와 축산중개업과 농산물 유통업을 하며 상당한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 “현재 오씨가 설창리에는 땅이 없지만 인근 신용리에 얼마간의 토지가 있다”며 “건평씨와는 절친한 사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그가 한때 서울에서 사업에 투자해 제법 많은 돈을 번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 며 “사업 수완은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오씨는 지난 주말 한 기자와의 통화에서 “14, 15년 전 여윳돈이 있어 앞으로 투자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고 미나리밭이던 진영읍 여래리 땅 300평을 건평씨와 함께 샀으며, 정확한 구입 가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수천 보증에 대해서도 “동생처럼 지내던 건평씨가 ‘동생이 하는 생수공장이 어렵다’며 보증을 부탁해 응해주었다”며 “생수회사가 부도나고 이후 경매에 넘어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속이 상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순수한 마음에서 담보로 제공했으므로 이제 와서 굳이 셈을 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기호씨(77·부산 거주)=김 의원이 ‘진영 신용리 땅의 실제 소유주는 노 대통령’이라고 증언했다고 주장한 김씨는 “한나라당에 개인 업무차 몇 차례 들르기는 했지만 내가 판 땅의 실제 소유자가 노 대통령이라고 주장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김 의원은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 어떻게 테이프를 갖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 살다가 영구 귀국한 김씨는 “정치적인 문제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며 “별로 재산가치가 있는 땅도 아닌데 정치권에서 왜 그렇게 공방을 벌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의 운전기사 출신인 선봉술씨(57·부산 연제구 연산동)와, 건평씨의 처남 민상철씨(40)에게 수억원을 빌려주고 진영읍 여래리의 부동산에 대한 경매를 신청한 선씨의 부인 박모씨는 집을 비운 상태였다.

또 건평씨 처남에게 2001년 5억원을 빌려 주었다가 지난해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승철씨(45·부산 영도구 영선동)도 연락이 닿지 않았으며 이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행선지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