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외국인과 함께하는 모임' 환자돕기 일일찾집

  • 입력 2003년 5월 26일 22시 37분


“만성 중이염을 앓고 있는 가이랏이 수술을 받게 해 주세요.”

‘대전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하는 모임’(대표 김규복 빈들교회 목사)은 대전에서 거주하는 200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 중에서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의 수술비 마련을 위한 일일찻집을 개최한다.

95년부터 매년 5월마다 이 행사를 여는데 올해 도와야 할 노동자는 카자흐스탄 출신의 가이랏씨(26).

부산 인천 등지에서 일하다가 7개월전부터 대전근교의 한 화학비료공장에서 일해온 그는 ‘만성 진주종성 중이염’이라는 병으로 직장을 포기한 채 현재 대전 대덕구 대화동 ‘외국인 노동자 쉼터’에서 요양을 하며 고통을 호소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병세가 악화돼 주변의 권유로 6월 3일 건양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이나 수술비와 입원비가 300만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본인조차 수술받기를 꺼려 했었다.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하는 모임은 지난해 11월에도 세균성 혈관염으로 온 몸이 부어오르는 증상을 앓아 온 방글라데시 출신의 조이날씨(32)를 충남대병원에 입원시켜 주변의 도움으로 330만원의 병원비를 해결할 수 있었다.

김규복 목사는 “대전에서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 2000여명 가운데 대부분이 불법 체류자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해 병을 키우고 있다”며 “일부 노동자들은 병을 고치느라 한국에 올때 진 빚을 고스란히 안고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일일찻집 수입으로는 또 먼지가 많은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분진마스크를 지원할 예정이다. 일일 찾집은 오는 31일(토) 한남대 오정연못가에서 하루종일 열리며 오후 5시부터는 문화공연도 열린다. 042-621-8810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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