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공연 준비 梨大 조은미교수 "현대무용 알리는 계기되길"

  • 입력 2003년 5월 28일 18시 14분


“현대무용이라면 낯설고 어렵게만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현대무용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다음달 2일 청소년을 위해 무료 현대무용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이화여대 무용과 조은미(曺恩美·48.사진) 교수는 공연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물론 공연 경험이 적은 무용과 재학생들이 무대에 서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의미도 있다.

조 교수가 자비를 털어 무료 공연을 기획한 것은 재작년에 이어 두 번째.

올해는 이화여대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는 일본 오차노미즈여대 무용과 학생들도 함께 출연해 더욱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학교측이 조명을 비롯한 무대시설과 팸플릿 제작 등 일부를 지원하지만 이 밖의 비용 2000여만원은 조 교수가 부담한다.

“맞벌이를 해 제 월급을 생활비로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건 큰 축복이지요. 학교에서 받는 월급을 무용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건 전혀 아깝지 않아요.”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 진선여고와 선화예고에서 15년간 무용교사로 있다가 1992년 모교 교수로 부임한 그는 청소년과 대학생들에게 현대무용이 어렵고 낯선 존재로 인식되는 게 늘 안타까웠다.

그러던 중 재작년, 당시 장상(張常) 총장이 “좋은 공연은 되도록 학교에서 많이 열어 학생들이 볼 수 있게 해달라”는 당부를 하면서 그는 ‘이화인과 청소년을 위한 이화현대무용제’를 기획했다. 안무를 기획하고 학생들을 일일이 지도하며 공연 준비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방학 기간에도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강행군하기 일쑤였다.

조 교수와 학생들의 열정 때문에 재작년 두 차례 열린 공연은 이화여대 3500석의 대강당이 꽉 들어찰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새롭고 재미있다는 청소년들의 반응에 그동안의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죠.”

조 교수는 여건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 2년에 한번씩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다음달 2일 오후 6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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