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 청소년을 위해 무료 현대무용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이화여대 무용과 조은미(曺恩美·48.사진) 교수는 공연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물론 공연 경험이 적은 무용과 재학생들이 무대에 서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의미도 있다.
조 교수가 자비를 털어 무료 공연을 기획한 것은 재작년에 이어 두 번째.
올해는 이화여대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는 일본 오차노미즈여대 무용과 학생들도 함께 출연해 더욱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학교측이 조명을 비롯한 무대시설과 팸플릿 제작 등 일부를 지원하지만 이 밖의 비용 2000여만원은 조 교수가 부담한다.
“맞벌이를 해 제 월급을 생활비로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건 큰 축복이지요. 학교에서 받는 월급을 무용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건 전혀 아깝지 않아요.”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 진선여고와 선화예고에서 15년간 무용교사로 있다가 1992년 모교 교수로 부임한 그는 청소년과 대학생들에게 현대무용이 어렵고 낯선 존재로 인식되는 게 늘 안타까웠다.
그러던 중 재작년, 당시 장상(張常) 총장이 “좋은 공연은 되도록 학교에서 많이 열어 학생들이 볼 수 있게 해달라”는 당부를 하면서 그는 ‘이화인과 청소년을 위한 이화현대무용제’를 기획했다. 안무를 기획하고 학생들을 일일이 지도하며 공연 준비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방학 기간에도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강행군하기 일쑤였다.
조 교수와 학생들의 열정 때문에 재작년 두 차례 열린 공연은 이화여대 3500석의 대강당이 꽉 들어찰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새롭고 재미있다는 청소년들의 반응에 그동안의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죠.”
조 교수는 여건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 2년에 한번씩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다음달 2일 오후 6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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