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외솔선생 '한글사랑' 되살린다

  • 입력 2003년 5월 28일 21시 13분


한글학회 이사장을 지낸 외솔 최현배(崔鉉培·1894∼1970) 선생의 고향인 울산에 외솔의 생가가 복원되고 한글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위원장 김철·울산 중구문화원장)는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에도 꿋꿋하게 우리말 보급운동에 앞장서다 옥고를 치른 외솔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올해부터 2005년 12월까지 총 47억여원을 들여 외솔 선생의 생가를 복원하고 전시관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추진위는 외솔의 생가로 고증된 울산 중구 동동 613번지 일원의 밭과 주택 등 1100여평을 다음달부터 매입한 뒤 2005년 12월까지 10억원을 들여 생가(20평)와 전시관(40평)를 각각 건립키로 했다.

추진위는 또 한글학회와 함께 외솔의 업적을 기리고 아름다운 한글을 보급하기 위해 9월 ‘아름다운 한글이름·아름다운 한글간판’ 현상공모를 실시하고 학생들에게 올바른 한글사용을 보급하기 위해 제1회 국어 순화경시대회를 연다.

또 10월에는 김석득(金錫得) 외솔회 회장과 박종국(朴鍾國) 세종대왕기념사업회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외솔의 업적과 생가복원’이란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생가복원기금 마련을 위한 시민모금운동도 추진키로 했다.

추진위 김기환(金基煥·울산시의원) 부위원장은 “울산이 외솔의 고향이라는 자부심을 시민들에게 심어주고 ‘컴퓨터 언어’ 남용으로 한글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한글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올해부터 외솔 생가를 복원하고 다양한 한글 관련 행사를 열기로 했다”며 “외솔 생가 복원을 계기로 울산을 ‘한글사랑의 고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1894년 10월 울산군 하상면 동리(현 중구 동동 613)에서 태어난 외솔은 1910년부터 3년간 주시경(周時經)의 조선어강습원에서 한글과 문법을 배운 뒤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맞선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돼 1942년 10월부터 약 4년간 옥고를 치렀다. 주요저서로는 우리말본과 조선말본 한글갈 등이 있다.

외솔 생가는 2001년 12월 울산시 기념물로 지정 된뒤 지난해 10월 생가복원추진위가 구성됐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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