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한림면 시산마을 도로 옆에 설치된 다섯 평 남짓한 '컨테이너 하우스‘에서 10개월째 생활하고 있는 박모씨(48)는 2일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지만 특히 여름이 다가오면서 낮 시간에는 컨테이너 안에 머물기 조차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사상 유례없는 침수피해로 주택을 잃고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주민은 한림면 시산과 부평마을 일대 50여 가구. 당초 130여 가구였으나 80여 가구는 집을 임시로 수리해 들어가거나 다른 거처로 일시 옮겼다.
김해시는 주택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장방지구 3만9000여평과 시산지구 2300여평에 5월말까지 각각 이주단지를 조성키로 했으나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림초등학교 옆에 조성되고 있는 장방지구는 32필지 7800여평의 토지 소유주와 보상협의가 끝나지 않아 부분 공사만 벌이고 있다.
특히 관련 절차를 거쳐 사들이지 못한 토지를 수용하더라도 연약지반 개량에 많은 시일이 걸리는데다 장마철을 앞두고 있어 연말 완공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시산지구는 최근 부지조성이 끝나 일부 주택 건립이 진행되고 있으나 전기와 수도 등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장방지구에는 139가구, 시산지구는 11가구가 이주하게 된다.
한림면 출신인 김해시 의회 류진환(柳震桓) 의원은 “여러가지 행정절차를 밟는데 많은 시일이 소요돼 이주단지 조성이 늦어지고 있다”며 “컨테이너 하우스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사업 진행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주민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컨테이너 위에 햇볕 가리개를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시와 농업기반공사는 지난해 폭우 당시 가동 중단으로 한림지역 침수를 불렀던 한림배수장의 증설을 추진 중이지만 공사 예정지인 신촌마을 21가구 주민과 이주 보상을 둘러싼 협의가 끝나지 않아 역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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