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서너 차례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정도의 체력을 가진 그는 달리기 중후반부터 나타나는 통증이 달리기를 끝낸 뒤에도 한참동안 사라지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최근에는 달릴 때마다 발목과 무릎도 시큰거려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할 정도다.
결국 병원을 찾은 이씨는 검사결과 달릴 때 발생하는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없는 발 구조를 가졌으며 골반도 비뚤어져 있어 허리 등에 통증이 생긴다는 진단을 받았다.
무턱대고 마라톤을 시작한 시민들 가운데 각종 통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마라톤 동호인 10명 가운데 7, 8명이 발목, 무릎 통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스포츠의학 전문 클리닉인 ‘대구 닥터굿 스포츠클리닉(원장 안재홍·재활의학과 전문의)'은최근 대구시내 모 직장 마라톤 동호회원 24명을 대상으로 부상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75%인 18명이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 평균 2, 3곳의 신체 부위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손상 부위는 발바닥과 발목, 무릎, 허리, 고관절 등 다양했으며 이 가운데 무릎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마라톤 동호인들이 부상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은 충분한 근력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달리기를 시작한데다 달릴 때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발의 구조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컴퓨터 운동장비(등속성 운동장비:Biodex)로 다리 근력을 측정한 결과 달릴 때 발생하는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대퇴사두근력을 갖춘 동호인은 전체의 21%인 5명에 불과했다는 것.
또 오른쪽 다리와 왼쪽 다리의 근력 차이가 스포츠 활동에 필요한 정상범위(10%)를 초과, 달리기를 했을 때 손상을 일으킬 위험이 높은 사람도 18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재활훈련이 필요한 21% 이상 차이가 난 사람도 10명이나 됐다.
전체의 75%인 18명은 걷거나 달릴 때 발생하는 지면 반력을 흡수하는 기능을 가진 발의 아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재홍 원장은 "마라톤이 심폐지구력을 향상시키고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아주 좋은 운동이지만 대퇴사두근력 향상을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트레칭을 함께 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며 "통증이 나타나면 달리는 거리를 줄이고, 그래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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