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행정의 목표가 주민들의 쾌적한 삶을 지원하는데 초점이 맞춰지면서 공공시설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도심에 이런 시설을 세울만한 용지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공공시설은 녹지와 그린벨트를 없애는 ‘손쉬운 방법’을 통해 건설되고 있다.
전국의 종합운동장과 공공도서관을 보자. 이들 시설은 주민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도심에 있어야 마땅하지만 대부분 시 외곽 녹지에 있다. 주민의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률이 낮은데다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연까지 훼손하고 있는 것은 공공용지를 확보하지 못한 근시안적인 행정의 산물이다.
최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가 3월 실시한 부천시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보건소 건립 예정 부지 2000여평을 경기예술종합고 설립 부지로 경기도교육청에 무상 제공해 공유재산 매각 수입금 손실을 초래했다. 이 땅값은 어림잡아 268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경기예고를 부천에 유치하기 위해 이 땅을 무상 제공했겠지만 다른 면으로 보면 공공용지에 대한 관점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각 지자체들은 공공용지 부족으로 신규사업을 펼치려면 사유지를 매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부천시도 매년 도로를 확장하고 시설물을 건축하기 위해 막대한 토지 매입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땅을 도교육청에 그냥 준 것은 지자체의 재산 관리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지자체가 교육시설 확충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공공용지는 시민들의 녹지공간이자 휴식공간이며 미래의 용지 수요에 대비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매각 또는 처분을 자제하는 것이 행정원칙이다. 부천시의 공공용지는 시민 전체의 미래를 위한 공공재산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김동선 부천경실련 집행위원장kimds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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